'12월'이라 하면, 찬바람이 불고 눈이 내리는 모습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뜨거운 태양 빛과 건조한 날씨를 떠올리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이곳, 아프리카의 점점 더해지는 12월의 무더위 속에서, 토고 크리스마스 칸타타 투어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는 토고의 수도, 로메(Lomé)를 포함한 바기다(Baguida) 그리고 아네호(Aneho), 3개 도시에서 칸타타 투어가 이루어졌다.
12월 9일, 토고의 수도 로메의 국립극장(Palais Des Congrès)에서 열린 칸타타에는 3000석 홀 대부분이 사람들로 가득 찼고, 칸타타가 끝나고 국립극장 내 리셉션홀에서 칸타타에 참석한 귀빈들을 초청한 리셉션이 있었다. 이날 리셉션에는 前 재무부장관, 토고UN국장 그리고 토고 국제아메리카스쿨 교장 등과 뉴스보도 기관에서도 참석해, 칸타타 투어와 IYF에 대해 그리고 앞으로의 활동들에 대해서도 알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수도 로메에서 약 40분 떨어진 바기다(Baguida) 시의 넓은 운동장에, 다음날 10일 칸타타를 위한 야외무대가 설치되었다. 공연에 필요한 모든 준비가 끝나고, 라이쳐스 스타즈와 귀여운 꼬마 산타들의 댄스가 칸타타의 시작을 알렸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1막 '아기 예수의 탄생'이 막 시작되던 순간, 칸타타 시작 전부터 조금씩 바람과 함께 흩날리던 빗방울이 일순간 거센 소나기로 쏟아졌고, 갑작스런 상황에 모든 장비의 모든 전원이 꺼졌다. 칸타타를 보기 위해 모여 있던 약 2000명의 사람들은 갑작스런 소나기를 피하기 위해 흩여졌고, 모든 스텝들과 단원들은 장비들과 소품들이 비에 맞지 않게 하기 위해 뛰어다녔다. 비는 약 30분간 심하게 내렸고, 모든 스텝과 단원들은 무대 밑에서, 천막 밑에서 갑작스런 비가 어서 그치기를 기다렸다.
결국 장비들은 모두 철수되었고, 10일 바기다에서의 칸타타는 이렇게 끝나는 줄로 생각되었다. 하지만, 비가 약 40분 뒤에 완전히 그치자, 비 때문에 돌아갔다고 생각했던 관객들 약 1000여 명이 다시 칸타타 장소로 모여들었다. 다시 모여드는 관객들에게 말씀을 전하기 위해 문화댄스 팀과 합창단이 무대에 올랐고, 이준현 선교사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이날, 말씀이 마치고 이준현 선교사는 칸타타 스텝과 단원들에게 사도행전 8장에 대해 이야기하며, 복음이 전해질 때, 우리가 만난 모든 어려움들이 해결될 수 있는 것과, 시간이 있을 때마다 교제하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며, 하나님께서 일하신 작은 부분이라도 입을 열어 교제하는 시간을 통해, 세포가 세포분열을 하듯 우리 마음에서도 그 마음이 자라나고 커져 우리 앞에 형편을 이길 수 있음을 이야기했다.
바기다에 도착한 아침, 우리는 샤막을 설치하는 데 필요한 6m 길이의 쇠막대기가 없어진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샤막이 없다면, 1막 후 메시지가 전해지는 동안 2막 무대를 설치하는 게 어렵기 때문에, 저는 너무 절망스러웠고 어떻게 해야할지 알 수 없었습니다. 전압이 약해서 공연 도중에 갑자기 장비가 꺼져버릴 위험도 너무 컸고, 비까지 내리기 시작했을 때, 내 마음엔 어려움만이 남았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형편과 상관없이 목사님께서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셨고, 이 일들을 통해 투어 팀 전체가 마음을 이야기하고, 자신을 돌아보며 돌이킬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이해할 수 없는 어려운 일들이었지만, 하나님께서 이 일들을 아름답게 바꾸어 가시는 것을 보며, 제 마음엔 감사와 기쁨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지난 주에 우리가 바기다에 있었을 때, 공연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하나님께 비를 그쳐달라고 기도했고, 비가 반드시 멈출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비는 멈추지 않았고 내 마음은 혼란스러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무대 밑으로 비를 피했고, 저는 그것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항상 무대 위에 서지만, 저에게 하나님께서 배푸신 은혜에 대한 감사함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게 은혜라고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때, 나는 내 정확한 위치가 바로 무대 아래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내가 그 자리를 잊어버렸기에, 하나님께서 그 위치로 나를 이끌어 놓으시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이러한 것들을 가르쳐주시기 위해서 하신 일들을 생각해 볼 때 너무 감사합니다.
바기다에서 공연이 시작되기 전, 날씨를 위해 기도하자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곳에서 공연하도록 허락하셨기에, 비가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비가 오기 시작했고, 그라시아스합창단이 비가 오는 중에도 공연을 계속했다는 박 목사님의 간증이 생각나서 비가 와도 공연을 계속해서 하고 싶었지만, 심하게 내리는 비에 우리는 공연을 포기하고 무대 아래에서 비를 피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형편과 상관없이 목사님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복음이 전해지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 나는 그저 도구이며, 하나님이 아니라면 아무것도 아닌 내 모습을 볼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모든 칸타타가 마치고 지난 12일, 토고 IYF지부장 이준현 선교사는 지난 11월에 진행했던 아구(Agou) 지역의 마인드 강연을 계속해서 추진하기 위해 걸프 도청(Gulp Préfecture)을 방문했고, 이 날 도청에서 지난 10일 비가 와서 중단되었던 바기다 칸타타에 참석했던 부도지사를 만나게 되었다. 도지사를 만나기 위해 갔던 자리에서 도지사와 도위원장, 그리고 부도지사를 동시에 만나게 되었고, 마인드 강연을 계속해서 진행하게 된 것뿐만 아니라, 도청 측에서 바기다에서의 칸타타를 굉장히 아쉬워하며, 오는 23일에 도청에서 칸타타 장소를 준비하고 관객들을 초청할 테니, 칸타타 공연을 한 번 더 해달라는 요청을 해왔다. 또한 토고의 문화 공연과 활동을 위한 장소가 수도 로메에 위치한 국립극장을 제외하고는 없는 부분에 대해서 IYF가 일하고 싶은 의사를 밝히자, 흰쾌히 땅을 약속하며, 계획안까지 진행하게 되었다.
'하나님을 믿는데 왜 비가 왔지?' 사람들은 좋은 일을 만나면 기뻐하고, 안 좋은 일을 만나면 실망한다.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형통한 날에는 기뻐하고 곤고한 날에는 생각하라 하나님이 이 두 가지를 병행하게 하사 사람으로 그 장래 일을 능히 헤아려 알지 못하게 하셨느니라'(전도서7:14) 비가 와서 바기다에서 칸타타를 진행하지 못한 일을 통해, 단원들은 마음을 정리할 수 있었고, 이 일이 정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23일 수도 로메에서 또 한 번의 칸타타를 할 수 있게 되고, 앞으로의 활동을 위한 땅까지 약속받게 되었다. 형통한 날이든, 곤고한 날이든 하나님의 어떻게 하심을 보기까지 우리가 판단할 수 없음을, 이 일들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정확하게 보이심을 알 수 있었다.
지난 11일까지 칸타타 투어 기간 동안, 6개 도시에서 약 1만 명이 넘는 토고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칸타타를 관람하고 복음을 들었다. 앞으로 남은 2개 도시와, 23일 수도 로메에서 있을 칸타타를 통해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와서 칸타타를 보고, 하나님의 말씀을 듣게 될지 큰 기대를 가지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