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은 여러분을 위해 있답니다
선생님들은 여러분을 위해 있답니다
  • 김소리 기자
  • 승인 2024.05.01 1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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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키즈마인드
만나고 싶어요
서울세명초등학교 김신용 선생님

김신용 선생님은 27년째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고 계세요. 초등학교 교사이셨던 어머니의 권유로 교사가 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해요.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다며 스승의 날이 있는 5월, 자신의 이야기를 소개해주셨어요.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서울세명초등학교 2학년 별반 담임을 맡은 김신용입니다. 올해로 27년째 교사를 하고 있고, 관심 분야는 과학교육이에요.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과학 실험이나 폐품을 활용한 과학놀이기구 만들기를 통해 학생들이 과학에 흥미를 갖도록 도와줘요. 저는 학생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는 것을 좋아하고, 탁구와 배드민턴 하는 것을 즐깁니다. 

선생님이 되기로 마음먹은 이유나 계기가 궁금해요.
저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목사님이셔서 어렸을 때 제 꿈은 목사님이 되는 것이었어요. 학창시절에는 영어를 좋아해서 영문학자가 되고 싶었고요. 그러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대학 진학을 앞두고 고민하는데, 초등학교 교사이셨던 어머니가 저도 초등학교 교사가 되면 좋겠다고 권하셨어요. 그래서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서울교육대학교에 지원했고, 대학교를 졸업한 후에 교사로 발령을 받았어요. 학교에서 지내보니 학생들을 가르치고 함께 생활하는 것이 재미있고 적성에도 맞았습니다. 

초등학생 때 어떤 학생이셨나요?  
저는 말이 별로 없고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지내는 학생이었어요. 소심한 성격이어서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지 않았고요. 그런 저를 5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셨던 서순원 선생님이 많이 이끌어주셨어요. 발표도 시켜주시고 칭찬과 격려를 많이 해주셨어요. 서순원 선생님은 제가 가장 존경하는 선생님이십니다.

 

교사로서 가장 감사할 때는 언제인가요? 
아침에 교실에 들어올 때 웃으며 인사하는 학생들, 학교에 오는 것을 즐거워하고 ‘오늘은 무엇을 할까?’ 기대하며 등교하는 학생들을 볼 때 감사합니다. 

기억에 남는 제자를 소개해주세요. 
2021년에 6학년 반을 맡았는데요, 우리 반에 선천적으로 시각 장애가 있는 배지훈이라는 남학생이 있었어요. 지훈이에게 마음이 많이 가서 잘 지도해주려고 애를 썼지만 쉽지 않았어요. 미술 시간에 무엇을 그리라고 하기도 어려웠고 체육 시간에 같이 공놀이를 할 수도 없어서 무척 안타까웠죠.
지훈이는 교과서의 글을 점자(손가락으로 더듬어 읽도록 만든 시각 장애인용 문자)로 바꾸어주는 기계를 늘 가지고 다녔어요. 시험도 따로 준비된 시험지를 이용해 치렀고요. 학교생활을 하며 힘들고 불편한 점이 많았을 텐데, 지훈이는 자신이 가진 장애 때문에 움츠러들지 않고 씩씩하게 생활했어요. 학급의 친구들도 지훈이를 잘 배려해 주었습니다.
지훈이가 졸업할 때 제게 점자로 된 카드를 주었어요. 점자 아래 ‘선생님, 저를 잘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서툰 글씨로 적었는데, 정말 감사했어요. 모두가 소중한 제자이지만, 지훈이는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초등학생 시절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요? 
초등학교 시절은 궁금한 것이 많고 호기심이 왕성한 시기예요. 그런 때는 자연 속에서 신나게 뛰어놀며 배우는 경험들이 소중하죠. 그런데 요즘 많은 어린이가 영상물을 보며 경험하는 것이 더 많은 것 같아요. 방과 후에 친구들과 머리를 맞대고 스마트폰 게임에 몰두하는 학생들을 학교에서 자주 봐요. 스마트폰만 보고 있기보다 하늘을 보고 주변에 있는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에 관심을 갖고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아프리카 잠비아에 다녀오셨다고 들었어요. 
저는 25년 동안 교사로 일했어요. 그러다 보니 한 번쯤 익숙한 생활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해 보고 싶어졌죠. 그래서 학교에 휴직 신청을 하고 2022년 한 해 동안 잠비아에서 지내다 왔습니다. 
제가 간 곳은 잠비아 제2 도시인 키트웨라는 도시예요. 아는 교수님의 소개로 그곳에 있는 코퍼벨트대학교에서 일할 수 있었는데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인드교육(마음의 세계에 대해 가르치는 인성교과 수업) 강의를 하고 한국어 수업도 하며 잊을 수 없는 1년을 보냈습니다.
 
잠비아에서 있었던 일을 소개해주세요.
제가 활동했던 코퍼벨트대학교는 잠비아에서 두 번째로 큰 국립대학교예요.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하는 학교죠. 그런데 학교의 시설이 매우 열악했어요. 강의실 책상과 의자는 낡았고 도서관의 형광등도 고장 난 것들이 많았어요. 학교 교정에 있는 시설들도 낡은 데다 곳곳에 쓰레기도 많아 비위생적이었고요.  
교육환경이 열악해서 학생들이 제대로 공부하지 못하고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어요. 저는 학생들에게 그럴수록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작은 것부터 발을 내딛는 경험을 하게 해주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우리가 솔선해서 대학교 주변을 청소하자’는 제안을 하고 쓰레기줍기 캠페인을 시작했어요. 잠비아를 이끌어갈 리더들은 작은 것부터 실행에 옮기며 변화를 경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였죠.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참여했고, 보람을 느끼며 또 다른 일에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해서 감사했습니다. 

스승의 날을 맞아 어린이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선생님들이 꾸중한다고 해서 학생들을 미워하는 게 아니에요. 어떤 학생은 꾸중을 들으면 선생님이 자신을 미워한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닫아요. 선생님은 학생들을 도와주기 위해 있답니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주저하지 말고 선생님께 도움을 청하세요. 부담스러워하거나 창피해할 필요 없어요. 저학년 때는 스스럼없이 잘 묻는데, 고학년이 되어서는 부끄러워하거나 ‘선생님이 귀찮아하시지 않을까?’ 하며 묻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선생님들께 자주 도움을 요청하여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길 바랍니다!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잠비아나 다른 아프리카 나라에 가서 초등학교를 세우고 어린이들을 교육하고 싶습니다. 잠비아에 갔을 때 거리에서 구걸하며 지내는 어린이들을 많이 봤는데, 너무 안타까웠어요.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배우고 꿈을 키우며 즐겁고 보람되게 생활하도록 돕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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