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119개의 교도소를 살리는 복음과 마인드교육
선교사 수기 8화
2017년 7월, 제1회 세계 교정청장 포럼이 한국에서 개최되었다.
이때 케냐 교정청장이 포럼에 참석하며 케냐 교도소에 마인드교육이 시작되었다. 임금님의 혼인잔치에 청함을 받고 간 사람들은
모든 것이 갖추어진 잔치에서 기쁨을 누리듯 케냐 교도소에 복음이 전해지기를 기뻐하신 하나님이
모든 것을 준비해주셨기에 케냐는 기쁨을 누린다.
임금님의 이야기만 들었더라면…
얼마 전, 케냐에서 박옥수 목사님을 모시고 월드캠프를 가졌다. 캠프 기간에 목사님은 우리에게 “신앙은 한 음성만 듣는 것이다. 신앙이 어려운 이유는 두 음성을 듣기 때문이다.”라고 하셨다. 결혼한 남자는 누가 자신의 아내인지 쉽게 구분할 수 있듯이, 신앙을 하면 어떤 음성이 하나님의 음성이고 어떤 음성이 사탄의 음성인지 쉽게 구분할 수 있다. 그런데 사탄의 음성, 육의 음성을 좇는 것의 결과를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구원받은 사람들이 육의 음성에 마음을 쉽게 내준다. 목사님은 그것이 ‘영적 간음’이라고 하셨다. 실제로는 육의 음성을 즐기면서 살아간다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그렇게 사는 것이 처음에는 즐기는 것 같아도, 그 결과는 항상 후회와 고통이 따른다.
마태복음 22장에, 임금님께서 혼인 잔치에 청한 사람들이 나온다. 잔치에 청함을 받은 사람들의 마음에는 혼인 잔치에 오라고 청하는 임금님의 음성과 가기 싫어하는 자기의 음성이 있었다. 그들은 두 음성 중에서 임금님의 음성을 무시하고 자신의 음성을 따라갔다. 그 결과를 정확히 몰랐기 때문이다. 자기 밭으로, 자기 사업을 하러 간 그들은 자신을 위해서 사는 사람들이었다. ‘나를 위해서 사는 것이 어때서?’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탄은 거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결국에는 죄에 빠지게 한다. “남은 자들은 종들을 잡아 능욕하고 죽이니”(마 22:6) 그 결과로 7절에서 그들이 진멸을 당하는 모습을 본다.
임금님의 이야기만 들었더라면, “내가 오찬을 준비하되, 모든 것을 갖추었으니”라는 말씀대로 임금님으로 말미암아 모든 것이 갖추어진 세계에서 쉴 수 있었을 것이다. 나도 주님의 음성만 듣고 나아가는 동안, 내가 무엇을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갖추어진 혼인 잔치에서 기쁨을 누리며 산다.
‘이거다!’라는 마음을 가지게 된 교정청장
하나님이 케냐에 복을 주셔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많은 길들이 생겼다. 그때 만약 내 음성을 듣고 따라갔다면 진멸을 당하는 것뿐이었겠지만, 하나님의 음성만 듣고 나아가는 동안 하나님이 모든 것을 준비하고 기다리시는 세계를 만날 수 있었다. 특별히, 케냐 교도소와 경찰청에서 마인드교육을 하면서 하나님께서 준비해 놓으신 세계를 경험할 수 있었다.
2017년 7월에 한국에서 세계 교정청장 포럼이 처음으로 열렸다. 8월에 케냐 대통령 선거가 있었기에 교정청장처럼 높은 직위에 있는 분이 해외에 나가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극적으로 내무부 장관님의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케냐 교정청은 내무부 소속이다. 그런데 교정청장님이 한국에 도착하기 몇 시간 전에 내무부 장관님이 갑자기 심장마비로 죽는 일이 일어났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일어난 일이라, 장관님의 사망으로 케냐에서는 많은 혼란이 있었다. 교정청장님이 하루라도 늦게 출발했더라면 한국에 갈 수 없었을 것이다.
청장님도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때 청장님의 아내도 동행했는데,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보니 사모님의 얼굴이 많이 안 좋아 보였다. 많이 피곤해하고 힘들어했다. 알고 보니, 일주일 전에 유방암 수술을 받았다고 했다. 수술은 받았지만 통증도 있었고, 무엇보다 마음이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래서 사모님을 모시고 황효정 장로님이 운영하는 한의원에 가서 치료를 받게 했다. 그때 장로님이 치료하면서 사모님에게 복음을 전했고, 사모님이 구원을 받아 마음이 병에서 벗어나면서 굉장히 기뻐했다. 사모님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청장님도 마음을 열고 복음을 들었고, 마인드교육도 받았다.
청장님은 한국에서 보낸 일주일 동안 마음의 세계에 대해서 배우고, 재소자들의 마음 세계에 대해서도 배웠다. 특별히 재소자들이 변한 체험담을 들으면서 큰 관심을 보였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청장님은 그 즈음 어떤 일로 깊은 회의에 빠져 있었다. 케냐의 재소자 가운데 변화되었다고 믿었던 한 모범수가 있었다고 한다. 교도소에서 기독교 회장으로도 활동한 그 사람이 사회에 나가면 재소자들에게 좋은 본이 되겠다고 여겨져 교정청 사람들이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출소한 지 한달 만에 여덟 명을 살해하고 경찰을 피해 도망 다니고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청장님은 그 일을 겪으면서 ‘사람은 교화될 수 없구나!’라고 생각하며 마음에서 한계를 느꼈다. 그런데 교정청장 포럼 자리에서 마음의 세계에 대해서 배우면서 ‘이거다!’라는 마음을 가지게 된 것이다.
“혹시 신학교도 열어 주실 수 있습니까?”
청장님은 케냐에 돌아오자마자 우리와 MOU를 체결했다. 그리고 김기성 목사님을 초청해서 교정청 고위 간부들에게 마인드강연을 실시했다. 이어서 교정청 산하에 있는 119개 교도소의 기독교, 천주교, 이슬람교 교목들을 전부 모아서 사흘 동안 마인드교육을 실시했다. 교목들은 교도소에서 재소자들과의 상담을 맡고 있는데, 어떻게 상담해 주어야 하는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은 재소자들의 마음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 보았지만 근본 마음을 변화시킬 수는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런데 마인드교육을 받은 후 “제 마음과 마인드가 먼저 바뀌었습니다.”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교목들은 자신들이 일하는 교도소로 돌아간 뒤 우리에게 마인드 강사를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그때부터 119개의 교도소를 순회하면서 마인드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재소자들뿐 아니라 교목들에게도 마인드강연을 하고, 성경을 펴서 복음을 전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했다. 그 뒤로 한 달에 한 번씩 교목들을 모아서 마인드강연을 하고, 복음을 전하는 복음반을 운영하고 있다. 그분들 가운데 몇 사람은 마하나임바이블칼리지에 등록해서 성경을 계속 배우고 있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에는 재소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만 생각했는데, 하나님은 교도소 직원들과 교목 등 수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셨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복음을 계속 전하다 보니, 그들만 행복한 것이 아니라 복음을 전하는 내 마음도 행복으로 가득 채워졌다.
김기성 목사님과 함께 교도소 교목들을 위한 마인드강연을 마친 뒤, 교도관이 되려고 훈련받고 있는 3,000여 명의 훈련생이 있는 ‘교도관 훈련소’에 가서 마인드강연을 했다. 그 일을 계기로 앞으로는 교도관들에게 마인드교육을 전문적으로 가르쳐서 그들이 재소자들에게 마인드교육을 하도록 하려고 한다. 그 일을 위해 마인드교육을 교도관 훈련 과정의 하나로 넣으려고 준비하고 있다.
교도관 훈련소 마인드강연을 마치고, 교정청장님의 사무실에서 청장님과 김기성 목사님이 면담을 가졌다. 면담 중에 김 목사님이 ‘재소자들에게 정식으로 마인드교육을 하자’고 제안하셨다. 재소자들이 마인드교육을 정식으로 배워서 자신도 변화를 입고, 출소한 후에는 그들이 마인드 전문강사가 되어서 119개의 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을 가르치게 하자고 하셨다. 청장님이 무척 기뻐하며 그 일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어서 이렇게 말했다.
“저번에 듣기로 마하나임바이블칼리지가 있다던데, 혹시 그 신학교도 열어 주실 수 있습니까? 재소자들이 예수님의 마음을 배워야 근본이 바뀐다고 믿습니다. 말씀을 가르쳐 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제안하고 싶었던 것을 청장님이 말씀한 것이다. 정말 감사했고, 주님이 모든 것을 준비하신 것을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현재는 12개 교도소에서 마인드학원 및 신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청장님이 적극적으로 추진해 준 덕에 짧은 시간 안에 모든 것을 준비하여 2017년 12월 6일에 첫 번째로 신학교 및 마인드교육원 개교식을 가질 수 있었다. 그 장소는 카미티 맥시멈 프리즌Kamiti Maximum Prison으로, 케냐 최대 규모의 최고 중범자 교도소였다. 내가 케냐의 여러 교도소에서 마인드교육을 했지만, 카미티 맥시멈 교도소는 그 입구에서부터 엄격하고 다른 분위기를 느꼈다. 하지만 마인드강연과 신학교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무거운 분위기가 다 사라지고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첫 수업은 미국 LA에서 오신 안종령 선교사님의 특강으로 진행했다. 100명의 신학교 학생, 200명의 마인드교육학교 학생들과 함께 첫 번째 수업을 시작했다. 첫 시간이었는데도, 학생들은 마치 자신들도 바뀌고 싶었지만 안 되어서 이 수업을 기다렸다는 듯이, 강의 내용을 노트에 열심히 받아 적으며 집중해서 수업을 들었다.
수업을 마친 뒤, 몇몇 재소자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신학교에서 배운 수업 내용이 그들의 마음에 그대로 들어가서, 어두운 방에 불을 켠 듯 그들의 마음이 행복과 소망으로 가득 채워져 있는 것을 보았다. 첫 수업이었는데도 그런 반응을 보이고 변하는 모습을 볼 때 정말 소망스러웠다. 그 학생들이 돌아가서 다시 다른 재소자들에게도 변화를 가져다줄 것을 생각하니 정말 행복했다.
그 뒤로 교도소마다 찾아다니면서 개교식을 가졌다. 현재는 12개 교도소에서 마인드학원 및 신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교정청장님께 말씀만 드리면 청장님의 지시 공문이 해당 교도소로 보내진다. 그러면 우리는 개교식을 갖기 위해 교도소에 가기만 하면 된다. 어느 교도소에서든지 소장님이 마음을 열고 우리를 환영해 준다.
함께 간 단기선교사들이 교도소에서 행사를 준비하는 동안, 나는 제일 먼저 소장님을 만나서 “저희는 마인드학과와 신학교에서 이런 것을 가르칩니다.”라고 하면서 성경을 펴서 복음을 전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 지금까지 모든 교도소의 소장님들이 복음을 받아들이고 기뻐했고, 우리와 함께 적극적으로 일하려고 하는 것을 볼 때 한없이 감사하다.
내 음성이 아닌 주님의 음성을 듣고 나아갈 때 주님이 준비하신, 내 생각보다 더 넓고 복된 세계를 볼 수 있었다.
하나님이 준비하신, 경찰청의 조지 키노티
2년 전에, 경찰청에서 대표로 두 사람을 보내 마인드교육을 받게 했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은 목회자로 경찰특공대 훈련소에서 경목(警牧)으로 일하고 있었다. 경찰관이 진급하려면 반드시 이 훈련소에서 훈련을 받아야 하기에, 매번 진급 대상자들이 입소하면 마인드교육을 했다. 훈련소 경목이 우리와 함께 일했기에 경찰청과 MOU를 맺고 싶었는데, 일이 잘 진행되지 않았다. 그 뒤, 경찰청에서 조지 키노티 국장을 만나 MOU 체결을 진행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하고 있는 사이에 그분이 해양경찰에서 사용할 배를 구입하기 위해 한국에 가게 되었다. 그분이 한국에 가실 때 내가 한국에 연락을 드려서, 그분이 김기성 목사님과 윤종수 목사님을 만나 복음을 듣고 구원을 받았다. 국장님이 케냐로 돌아오기 직전에 김기성 목사님이 그분을 기쁜소식부천교회 주일예배에 초청해서, 마음을 다 쏟아 환영식을 성대하게 하고 다시 교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때 조지 키노티 국장님은 분에 넘치는 환영을 받으며 ‘하나님이 이 환영식에 걸맞게 나를 승진시켜 주시겠구나!’라는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국장님이 케냐에 돌아온 지 한 달이 되었을 때, 대통령께서 경찰청장과 상의도 없이 그분을 경찰청 부청장 겸 국가안보조사국 책임자로 직접 승진시키셨다. 그 일로 부청장님은 우리를 향해 마음을 더욱 열었고, 국가안보조사국에서 마인드교육을 하고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안보조사국 산하에 있는 학교에서 모든 사람이 의무적으로 마인드교육을 받게 하는 프로그램의 출범식을 가졌다. 일반 경찰이 안보조사국에서 형사로 일하려면 안보조사국 산하 학교에서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마인드교육이 그 과정에 포함된 것이다.
얼마 전 한국에서 열린 경찰청장 및 교정청장 포럼에 안보조사국 학교의 교장이 참석해서 복음을 듣고 구원을 받았다. 그분 외에도 안보조사국 훈련 담당 국장님, 경찰청장 선임고문, 교정청 부청장님과 국장님이 포럼에 참석해서 복음을 듣고 구원을 받았다. 그분들 모두 마인드교육을 위해 함께 일하기로 했다.
소망이 없고 행복이 없던 케냐 교도소의 재소자들, 교목과 교도관들, 그리고 교도소장들, 하나님이 그 모든 이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게 하셨다. 그리고 경찰들에게도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 케냐의 모든 교도소를 얻게 하시고 모든 경찰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