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시아스합창단의 크리스마스 칸타타가 12월 3일과 4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이틀간 3회에 걸친 공연 모두 매진을 기록하며 부산 시민들에게 따뜻한 선물을 선사했다. 그라시아스합창단이 매년 선보이는 이 공연은 오페라와 뮤지컬로 구성한 종합예술공연으로, 크리스마스의 참된 의미를 나누고 주옥같은 크리스마스 명곡을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음악회이다.
1막은 아기예수의 탄생을 오페라 형식으로 그려냈다. 이천 년 전 유대땅에 메시아의 탄생을 알리는 큰 별이 나타난 성경 속 이야기를 모티브로, 이 땅에 구원자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가 어둡고 차가운 마구간에서 탄생하는 순간을 오페라로 묘사했다. 압도적인 영상 끝에 나타난 ‘예수, 자기 백성을 저희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라는 문구에 많은 관객들은 숨죽이고 무대를 지켜봤다.
“감동적인 공연 잘 보고 갑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모든 공연이 감동이었는데, 특히 1막에서 ‘예수’라는 자막이 나올 때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렀습니다. 지금도 그 감동으로 눈물이 나오려고 합니다. 메시지도 정말 따뜻했습니다.” (이정길 / 남, 52세, 부산 대신동)
“제가 궁금한 것은 못 참는 성격입니다. 지인이 홍보지를 보여주며 설명을 하는데 칸타타가 뭘까 궁금하기도 했지만, ‘세계 최고의 합창단’이라는 말에 사실 그 실력을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공연을 통해 확실히 확인했습니다. 우선 합창팀과 연주팀이 호흡을 맞추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지 그 부분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Oh Holy Night!'을 듣는데 고음부분에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음악을 통해 몸에서 전율을 느끼기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합창이 마치 솔로처럼 한목소리로 들려서 눈을 감고 음악에 젖으며 세계최고가 맞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내년에 다시 한 번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탁정행 / 여, 41세, 부산 화명동)
2막은 말썽쟁이 안나가 꿈을 통해 ‘성냥팔이 소녀’의 삶을 경험하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발견하는 내용이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움직이는 배우와 소품, 무대효과가 어우러져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같은 화려하고 감동적인 무대를 만들어냈다. 2막은 관객들로 하여금 잠시 잊고 지냈던 소중한 사람을 떠올리게 했다.
“아빠 친구 분의 초대로 칸타타를 보러 왔습니다. 안나와 가족들 간의 이야기가 꼭 제 이야기 같았고, 특히 안나의 아빠를 보고 목사님의 메시지를 들을 때 오빠와 저를 키우시는 부모님의 마음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그라시아스합창단의 연기와 공연은 제가 본 공연 중 최고였습니다. 이 공연을 볼 수 있도록 초대해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 (김태희 / 여, 17세, 부산 양정동)
3막에서는 헨델의 <메시아> 중 ‘For Unto Us a Child is Born’, ‘Glory to God in the Highest’, ‘할렐루야(Hallelujah)’ 등의 명곡을 그라시아스합창단만이 낼 수 있는 깔끔한 음색으로 나타냈다. 그라시아스합창단의 수석지휘자인 보리스 아발랸(Boris Abalyan)의 지휘는 절제된 완벽함을 선사했다. 또한 깜짝 앵콜송인 ‘펠리스 나비다’는 합창단원과 오케스트라 단원 모두가 귀여운 율동과 흐트러짐 없는 아카펠라 하모니로 큰 호응을 받았다. 박수를 치며 박자를 맞추는 관객은 합창단의 마음과 하나가 된 모습이었다.
“야근으로 지친 일주일을 힐링 받는 시간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KBS에서 칸타타공연을 2번 정도 접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본 칸타타는 더 스케일이 커지고 훨씬 마음을 울렸습니다. 3회 공연을 모두 관람해도 전혀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는 공연이었습니다.” (이바른 / 남, 28세, 부산시청 근무)
2막과 3막 사이, 합창단을 설립한 박옥수 목사가 성탄축하메시지를 전했다.
“수년 전 베트남에 갔을 때 두리안이라는 과일을 처음 만났습니다. 처음 두리안을 접했을 때 너무 냄새가 역해서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동남아에 다니면서 조금씩 억지로 두리안을 먹다 보니 나중에는 그 맛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그 맛이 그리워집니다.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사람의 마음에 들어가서 그 사람의 맛을 알고 나면 그 사람의 맛을 느끼고 가까운 사이가 됩니다. 사람들이 마음의 맛을 모르고 외형만 보고 끝내는데, 마음으로 대하면 그 사람의 맛을 보게 됩니다. 그 사람에게 흐르는 맛을 느끼면 모든 허물이 가려지고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됩니다. 요즘은 사람들이 너무 바쁘게만 살다보니 용건만 간단히 전하고 마음은 표현하지 않기 때문에 세상이 삭막해집니다. 예수님께서는 죄를 사하시고 우리와 화목하기 위해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예수님이 주신 이 화목을 마음에 갖고 사람들에게 다가가면 그들의 마음과 만나게 됩니다. 부부 사이, 부모와 자녀 사이, 친구 사이에 마음이 만나면 이 사회가 굉장히 따뜻해질 것입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이 크리스마스의 감동을 선물하고 싶다면서 홍보영상을 보여줬습니다. 주말은 똑같은 일상의 반복인데 기분 전환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딸아이와 함께 참석했습니다. 누구 하나 빠지지 않고 음색이 아름다웠습니다. 특히 예수의 어머니가 노래할 땐 사람의 목소리인가 할 정도로 맑고 깨끗했습니다. 성냥팔이가 나올 때는 딸아이가 무척 좋아해서 함께 오길 잘했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목사님 메시지를 듣는데 딸아이가 제 손을 꼭 잡으며 웃음을 보이는데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크리스마스의 감동을 선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민애 / 여, 46세, 부산 금곡동)
“One to One"은 1명이 티켓을 구매할 시 공연 관람의 기회를 1명에게 더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문화적으로 소외된 청소년들에게 음악으로 사랑을 전하고 있다. 이번 칸타타에도 20여 개 단체 500여 명에 이르는 청소년들이 후원을 받아 관람했다. 단체들 중에는 <반송1318 해피존 꿈&꾼 지역아동센터>, <가람뫼 지역아동센터>, <명정지역 아동센터>, <비전/감만지역 아동센터>, <반송지역아동센터>, <물망골 다윈지역아동센터>, <양산시 청소년 방과후 아카데미센터> 등이 있다. 또한 이번 공연의 수익금 전액은 청소년을 미래의 리더로 선도하는 일을 위해 쓰인다.
크리스마스 칸타타가 매년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히 ‘잘 하는’ 공연 때문만은 아니다. 공연 속에 흐르는 사랑, 감동,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이 공연은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우는 이 시대에 진정으로 필요한 공연이며, 이것이 내년 겨울을 벌써부터 기다려지게 만드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