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팬데믹은 말씀대로 ‘재앙이 아닌, 평안이요 소망’이었다
[라이프] 팬데믹은 말씀대로 ‘재앙이 아닌, 평안이요 소망’이었다
  • 글 | 김범섭(브라질, 기쁜소식상파울루교회 선교사)
  • 승인 2024.10.03 0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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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호 기쁜소식
선교사 수기 10회

2020년에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은 그때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재난이었다. 하지만 하나님은 종을 통해 ‘어떤 재앙도 복음을 막을 수 없고, 이 일로 복음이 더 힘있게 전해질 것’이란 소망의 말씀을 주셨다. 그 말씀대로 하나님은 코로나로 브라질 사람들의 마음을 낮추시고, 그 낮아진 마음에 방송으로 복음의 씨를 뿌려 구원의 열매가 맺히는 놀라운 역사를 허락하셨다. 팬데믹은 참으로 재앙이 아닌, 평안이요 소망이었다.


어떤 재앙도 복음을 기뻐하시는 하나님 뜻을 막을 순 없다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모든 것이 멈춰버렸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나라와 나라가 서로 국경을 걸어 잠그면서 하늘길과 바닷길이 막혔고, 수많은 문화, 스포츠, 외교 행사가 취소되었다. 그해 3월, 뉴욕에서 열리기로 되어 있던 기독교지도자연합(CLF) 컨퍼런스에 참석하려고 비행기표를 샀는데, 출발하기 바로 전날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행사가 취소되고 말았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었다.
하지만 박옥수 목사님을 통하여 들려진 메시지는 우리 마음에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하나님이 더 크게 일하시겠다’는 소망을 넣어주셨다. 바울이 로마를 향해 가는 동안 풍랑도 만나고 뱀에도 물렸지만, 그런 재앙이 복음을 전하길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막을 수는 없었다고 목사님은 말씀하셨다. 당시는 팬데믹으로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질지 아무도 가늠하지 못하고 있을 때였지만, 하나님은 복음의 역사를 멈추지 않으셨다. 형편과 상관없이 팬데믹이 오히려 믿음으로 더 힘있게 복음을 전하는 기회가 된 것이다. 
내 마음에도 예레미야 29장 11절 말씀이 들렸다.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은 내가 아나니, 재앙이 아니라 곧 평안이요, 너희 장래에 소망을 주려하는 생각이라.” 내가 보기에는 안 좋은 것으로 생각한 코로나 팬데믹이란 형편을 하나님은 좋은 것이라고 하신 것이다. 이 말씀이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재앙이 평안으로, 그리고 하나님이 일하시겠다는 소망으로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는 동안, 브라질에서는 코로나로 50만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잃거나 죽음의 문턱을 오가는 슬픔과 좌절을 맛보며 고통스런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팬데믹은 우리를 어렵게만 한 것이 아니었다. 그 와중에 우리 선교회는 새로운 복음의 통로인 온라인을 이용해 복음 전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 선교회의 행보를 따라 우리도 함께했을 뿐인데, 자유분방한 브라질 사람들이 코로나로 인해 마음이 무너져버렸고, 유일한 위로가 되어주는 하나님의 말씀 앞에 겸비한 마음으로 바뀌어 복음을 받아들이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우리가 만난 한계는, 하나님이 일하실 시작점이었다
‘2020 한국 교회 부활절 온라인 연합예배’를 6개 국어로 통역해 전 세계에 송출한 것을 계기로, 선교회는 온라인 선교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한국에서 매년 정기적으로 열리던 박옥수 목사 성경세미나도 온라인으로 개최하기로 결정되면서, 선교회 본부에서는 ‘나라별로 세미나 설교 영상을 송출할 방송국을 알아보라’고 하셨다. 교회의 인도를 따라 섭외팀을 꾸려 방송국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방송국을 알아볼수록 어려움과 한계를 만나면서 나를 비롯해 섭외팀 형제 자매들은 포기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버렸다. 기존 방송국들은 한 시간 설교 방송을 내보내는 데 어마어마한 비용을 요구했고, 기독교 방송국들도 이미 대형 교회들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편성해 놓고는 우리 영상을 내보내주려고 하지 않았다. 이래저래 아무리 발버둥쳐 본들 불가능하게만 보였다. 
모두들 나만 쳐다보며 내 입에서 ‘이번에는 안되겠다’고 포기 선언하길 기다리는 듯했다. 내 본심도 그들의 마음과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내게는 다른 마음이 생겼다. 
“지금까지는 우리가 우리 힘과 방법으로 방송을 내보내기 위해서 알아봤고, 우리의 한계는 여기까지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준비해 놓으신 방송국이 분명히 있을 테니, 지금부터는 하나님이 어떻게 일하시는지 보면 좋겠습니다.” 

15분 방송이 40분으로… 구원의 역사까지 이어진 기적 같은 기쁨
그렇게 하루가 지난 뒤, 갑자기 브라질 5대 방송국 중 하나인 ‘헤지 브라지우Rede Brasil’의 편성국장 ‘조앙 루이스’ 씨로부터 방송을 내보내 줄 의사가 있다고 연락이 왔다. 우리가 얼마 전에도 연락했는데 그때는 방송을 내보내 줄 수 없다고 했던 곳이었다. 무슨 영문인지는 몰랐지만 일단 다음날 아침에 방송국을 찾아갔다. 조앙 국장님을 만나 보니, 브라질의 유명한 기독교 행사인 ‘엑스포 크리스천’에서 만난 적이 있는 분이었다. 국장님은 우리가 전하는 마인드교육에 큰 관심을 보이셨다. 
방송국에 도착한 나는 국장님 앞에서 마인드교육 시범 강연을 진행했는데, 국장님은 강연을 들으며 크게 기뻐하셨다. 강연을 마칠 때쯤 ‘우리 선교회 설립자이신 박 목사님이 헤지 브라지우의 생방송에 출연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드렸는데, 그 말을 들은 국장님은 빙그레 웃기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다. 그렇게 인사를 나누고 교회로 돌아왔는데, 시간이 지나서 연락이 오기를 ‘박옥수 목사님이 15분 동안 줌Zoom 화상채팅으로 생방송에 출연하실 수 있게 해드리겠다’고 하시는 것이었다. 그래서 ‘목사님 말씀을 통역까지 하려면 15분은 너무 짧으니, 30분을 주실 수 없겠냐?’고 다시 부탁을 드렸다. 
의논해 보고 연락을 주겠노라고 하신 국장님은 얼마 뒤에 다시 전화를 주셨다. 생방송 전체 시간의 대부분인 40분을 할애해 주시겠다는 것이었다. 참으로 믿기 어려운 이야기였다. 브라질은 한국과는 12시간 시차가 있어 브라질에서 오후 5시에 방영되는 프로그램을 위해 박 목사님은 새벽 5시에 줌 생방송으로 말씀을 전하시게 되었다. 방송이 나가는 동안 시청자들로부터 너무나 많은 메시지가 방송국에 쏟아지자 국장님은 깜짝 놀라셨다. ‘방송국 설립 이래 이렇게 많은 메시지가 짧은 시간에 한꺼번에 온 것은 처음’이라면서 크게 기뻐하셨다. 
당시 뉴스 방송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길거리로 나와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하늘로 두 팔을 뻗고 하나님을 향해 기도하며 울부짖고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들이 방영되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보신 박 목사님은 헤지 브라지우 방송을 통해 온 마음으로 브라질 시민들을 위해 기도하시고 말씀을 전해주셨다. 또 우리가 직접 가보지 못했던 도시에서도 방송으로 목사님 말씀을 듣고 구원받는 사례들도 많아져 우리 마음에 기적 같은 큰 기쁨이 되었다. 

또 하나의 역사의 시작, 다큐 제작
생방송을 마친 후 국장님은 매우 만족해하면서 지나가는 말로 ‘이런 말씀을 우리 아버지가 들으셨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며 당신의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아버지는 평생 일밖에 모르고 사시다가, 정년퇴직하고 갑자기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서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고통 가운데 세상을 떠나셨다’며 아쉬워하셨다. 
그 후 헤지 브라지우에서는 한 번 더 박 목사님을 모시고 말씀을 듣는 생방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생방송 중에 여성 아나운서는 박 목사님에게 ‘목사님의 신앙과 삶을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한번 제작해보시지 않겠냐?’고 제의했다. 실제로는 아나운서의 의견이 아니라, 조정실에서 믹서를 잡고 있던 조앙 국장님이 무선 이어폰으로 아나운서에게 전달해 준 말이었다. 목사님은 ‘다큐를 찍으면 저는 좋지요’라고 하셨고, 그렇게 방송이 마무리되었다. 
박 목사님의 마음을 들은 조앙 국장님은 우리에게 한국에 몇 차례 다큐를 찍으러 다녀오신 이야기를 하며 박 목사님 다큐 제작에 대해 말씀을 꺼내셨다. 처음 한국을 방문한 것은 한국 영사관의 요청과 지원을 받아 한국의 전쟁사에 대한 다큐를 찍어 방영하기 위해서였다고 하셨다. 이후로도 한국의 문화와 K-팝 등을 취재하느라 몇 차례 한국을 다녀왔다고 하셨다. 농담조로 ‘나는 절반은 브라질 사람이고, 절반은 한국 사람’이라고 하며 우리를 향해 마음을 활짝 여셨다. 국장님은 다큐를 전문으로 하는 분이었는데,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한국의 가정을 소재로 한 다큐를 찍는 것이 소원이라고 하셨다. 그러던 중 최근 두 차례 박 목사님을 인터뷰하고 말씀을 들으면서 ‘내가 찾던 주인공이 이분’이란 마음이 들어 생방송 중에 다큐 촬영을 제안했다고 하셨다. 

‘그 일들 또한 우연이 아니라 이때를 위함이었구나!’
당시는 2020년으로 아직 코로나 팬데믹이 심각한 탓에 브라질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죽음의 공포로 두려워하면서 모든 것이 멈추고 닫힌 상태였다. 한국에서도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할 경우, 
2주간 호텔에서 격리되어 지내야 하는 실정이었다. 한국인 또한 외국에 다녀왔다 입국하면 자가격리 규정에 따라 2주 동안 가족조차도 바로 만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 와중에도 다큐 촬영 일정이 정해졌다. 형편을 보면 이게 가능하겠나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그런 우리 생각과 전혀 달리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순탄하게 일들이 진행되어 갔다. 
우리 교회에서는 우리 부부와 통역인 김준 형제가, 헤지 브라지우에서는 국장님 부부와 딸이 한국에 가서 함께 다큐 촬영을 진행하기로 했다. 사실 내 마음에서는 ‘팬데믹 중에 과연 이분들이 한국에 가려고 하실까? 국장님과 가족들이 2주간의 격리 생활을 버텨낼 수 있을까?’를 여쭤보고 설명해 드릴 용기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이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시작되었다’는 마음으로 국장님에게 한국 방문 의사를 묻자, 너무나 흔쾌히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셨다. 게다가 ‘격리 기간 2주 동안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으면 한국에서도 얼마든지 방송국 일을 처리할 수 있고, 그 시간에 다큐 제작에 사용할 대본을 쓰면 되니까 오히려 더 좋다’고 하셨다. 너무 의외의 대답에 나는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국장님 가족과 한국에 도착하여 2주간의 자가격리를 마친 우리는 본격적으로 촬영팀과 미팅을 가지며 곳곳을 방문하고 촬영을 시작했다. 스태프 등 함께하는 사람들만 총 50명가량이 매일 프로그램에 따라 정해진 장소에서 순조롭게 촬영을 이어갔다. 그 모든 시간이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조앙 국장님은 이전에도 한국의 문화와 전쟁사에 대한 다큐 촬영을 위해 몇 차례나 한국을 다녀가셨기에 촬영하기 좋은 장소들을 이미 알고 계셨다. ‘그 일들 또한 우연이 아니라 이때를 위함이었구나’라는 마음이 들었다. 

하나님의 손길이 도우심을 부인할 수 없었다
가을에 촬영을 진행하면서 때마침 경복궁에 빨갛게 노랗게 물들어 있는 단풍나무들이 더없이 예쁘고 아름다운 영상을 만들어 주었다. 팬데믹이었기에 오히려 뛰어난 촬영팀을 섭외하기 쉬웠고, 온 마음으로 촬영에 함께하는 동안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원래는 1부작으로 1시간 정도의 다큐를 제작할 계획이었지만, 촬영이 진행되는 걸 지켜보며 감동하신 국장님은 5부작으로 늘려 총 3시간 20분이 넘는 분량의 다큐가 완성되었다. 그 모든 과정이 완벽하게 마무리된 것은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계획이었다. 
촬영을 모두 마치고 브라질에 돌아온 직후, 한국에서는 다시 코로나가 악화되면서 10인 이상 모임이 전면 금지되었다. ‘50명 넘는 인원이 함께 움직인 촬영 기간에 모임이 금지되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니, 정말 하나님의 선하신 손길이 다큐를 촬영한 그 모든 과정을 도우시고 지켜주셨음을 부인할 수 없었다. 하나님은 다큐를 통해 브라질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선교회와 박 목사님의 삶을 알리게 하셨고, 그들이 복음을 듣고 구원받는 놀라운 역사를 이루어 가셨다. 

내 모든 저주를 받으시고, 복으로 이끄시는 주께 감사를!
하나님은 종을 통해서 코로나 팬데믹을 ‘재앙이 아닌, 평안이요 소망’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하지만 그 말씀과 내 마음의 신앙은 서로 평행선을 달리는 것만 같았고, 때로는 실망스럽거나 포기되는 순간들도 많았다. 하지만 하나님은 당신의 약속대로 내가 만난 그 모든 순간들을 재앙이 아닌 평안으로 만들어 주셨다. 내가 품을 수도 만들 수도 없는 길로 나를 이끄셔서 복음으로 말미암아 살게 하시고, 내 삶을 인도하시는 당신을 경험하게 하셨다. 
야곱이 자기 눈으로 봤을 때는 자기가 가진 모든 조건이 복이 아니라 저주를 받을 조건으로 보였다. 하지만 어머니 리브가의 말을 듣고 그대로 반응했을 때, 어머니가 믿음으로 준비해 주신 모든 것으로 말미암아 저주가 아닌 복을 받았다. 하나님은 야곱과 같은 내 삶에도 리브가와 같은 예수 그리스도와 복음을 주시고, 어떤 절망 가운데에서도 소망을 전하시는 종을 허락하셨다. 내가 받아야 할 모든 저주를 당신이 받으시고 내게는 복으로, 선으로, 기쁨과 평안으로 이끌어주시는 주님께 감사를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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