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수십 년 전의 만남이 토대가 되어
[라이프] 수십 년 전의 만남이 토대가 되어
  • 글 | 박옥수(기쁜소식강남교회 목사)
  • 승인 2024.10.03 0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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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호 기쁜소식
땅끝까지 복음을, 끝날까지 주님과(298회)

고아원 아이들에게 성경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50여 년 전, 우리 부부는 결혼하고 김천에서 생활했다. 당시 우리는 가난해서 굶을 때도 많았다. 한번은 내 아내가 첫아이를 가져 배가 불룩한데 몇 끼 음식을 먹지 못했다. 나는 아내와 함께 김천에 있는 어느 고아원에 찾아가 원장님에게 말했다. 
“원장님, 안녕하세요. 이곳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나이가 들면 사회에 나가서 살아야 하는데, 부모님도 없이 힘든 일을 만나면 얼마나 고통스럽겠습니까? 그럴 때 마음에 예수님이 계시면 어두움에 휩쓸리지 않고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이곳 아이들에게 성경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그냥 아이들에게 하나님을 믿는 믿음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원장님이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시더니, 그렇게 하라고 하셨다. 
그날부터 우리는 고아원에 있는 아이들을 모아 성경을 가르쳤다. 내 아내는아이들에게 찬송을 가르쳤다. 
“주는 나를 사랑해. 주는 나를 사랑해. 
내 죄를 위하여 십자가 지셨네. 주는 나를 사랑해.” 
아이들이 찬송을 열심히 따라 불렀다. 이어서 내가 성경 말씀을 전했다. 원장님도 뒤에 서서 내가 전하는 말씀을 귀 기울여 들으셨다. 오전 시간을 마치자 점심을 준비해 주었다. 얼마나 정성을 들여 준비했는지, 밥상이 화려했다. 며칠 굶은 뒤라 정말 행복했다. 아내와 함께 감사한 마음으로 밥을 맛있게 먹었다. 
잠시 쉬었다가 오후 시간을 가졌다. 찬송을 부르고, 말씀을 전했다. 우리도 감사하고, 아이들도 좋아했다. 고아원에서 지내다 보니 사랑에 굶주려 있어서, 아이들이 내 아내를 너무 좋아해 끌어안기도 하고 불룩한 배를 만지기도 하며 정말 행복해했다. 오후 시간을 마치자 다시 저녁을 차려 주었다. 아내와 함께 밥을 먹으면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저녁을 먹고 나서 또 아이들에게 성경을 가르친 뒤 밤늦게 제법 먼 길을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며칠 아이들에게 성경을 가르치는 동안 고아원 원장님과도 친해졌다. 그분은 이OO 목사님이었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복음의 일꾼들로 길러질 것을 생각하면…
세월이 많이 흘러, 그라시아스합창단의 크리스마스 칸타타 순회공연을 할 때였다. 구미에서 공연할 때 어떤 분과 인사를 나누었는데, 그분이 자신을 김천에 있는 한일여자중학교와 한일여자고등학교의 이사장이라고 소개했다. 
“그 학교 저도 잘 압니다.”
“어떻게 아십니까?”
“이OO 목사님이 설립한 학교잖아요.”
“맞습니다. 그분이 제 아버지입니다.”
그렇게 이OO 목사님의 아들과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나중에 그분이 나에게 점심을 대접해, 음식을 얼른 먹고 상에 있는 그릇들을 한쪽으로 밀어놓은 뒤 성경을 펴서 복음을 전했다. 그 부부가 말씀을 받아들여 구원을 받아 한없이 행복했다. 
그리고 다시 세월이 흘렀다. 2024년 초에 그분이 어느 대학 총장님과 함께 나를 찾아와 만났다. 그 학교는 우리나라의 젊은 층의 인구가 줄어들면서 학생 수가 모자라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우리는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학교를 인수했다. 
대학에는 여러 학과가 있지만, 나는 그곳에서 무엇보다 복음을 전하는 젊은이들을 길러내고 싶다. 그 꿈을 가지고 오랫동안 대학을 인수하길 바랐는데, 하나님이 오래 전에 만났던 이OO 목사님의 아들을 통해 그 길을 열어 주셨다. 
나는 요즘 정말 행복하다.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할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 세계 곳곳에서 온 수많은 젊은이들이 복음의 일꾼들로 길러질 것을 생각하면, 이 일을 우리에게 허락하신 하나님께 말할 수 없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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