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동화
옛날 옛적, 깊은 숲속에 있는 큰 연못에 개구리들이 모여 살았어요. 개구리들은 매일 배불리 먹고 연못에서 뛰놀고 헤엄도 치고, 풀잎에 앉아 노래도 부르며 즐겁고 평화롭게 지냈지요.
하루는 개구리들이 모여 노는데, 한 개구리가 임금님 이야기를 꺼냈어요.
“얘들아, 숲에 사는 동물들을 보니까 모두 임금님이 있더라.”
“임금님? 임금님이 뭔데?”
“대장이지. 우린 대장님이 없는 게 문제야.”
“임금님이 있으면 뭐가 좋아?”
“다른 동물들이 괴롭힐 때 임금님이
앞장서서 싸워주고 지켜주지. 먹잇감이 많은 곳도 찾아주고 질서도 잡아주고 연못도 더 살기 좋게 만들어주고.”
“와! 그런 임금님이 있으면 정말 좋겠다!”
“맞아. 우리를 위해주는 임금님이 꼭 필요해!”
“그런데 임금님을 어떻게 찾지?”
개구리들은 개골개골 떠들며 열심히 의논했어요. 그러다 하나님께 임금님을 보내달라고 부탁하기로 했지요.
“하나님, 우리도 임금님이 필요해요! 임금님을 보내주세요!”
“임금님이 있으면 정말 행복할 거예요!”
개구리들은 하늘을 향해 크게 외쳤어요. 그러자 하나님이
그 소리를 듣고 말씀하셨어요.
“개구리들아, 너희는 지금도 편안하게 잘 지내고 있는데
어찌하여 임금이 필요한 거냐?”
그 말에 개구리들이 폴짝폴짝 뛰며 아까보다 더 큰 소리로 외쳤지요.
“임금님이 없어서 불편해요! 제발 임금님을 보내주세요!”
개구리들이 계속 요청하자 하나님은 통나무 하나를 내려보내 주셨어요.
‘첨벙!’
커다란 통나무가 연못에 떨어지는 소리에 놀란 개구리들은 모두 물속으로 숨었지요. 그러다 잠시 후 물 위로 얼굴을 내밀며 말했어요.
“와! 임금님이 오셨어!”
“쉿! 임금님 앞에서는 조심해서 행동해야 해.”
개구리들은 통나무 임금님을 살피며 헤엄쳤고 노래 부를 때도 시끄럽지 않게 조심했어요.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통나무 임금님은 물 위에
조용히 떠 있기만 했어요.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아무 일도 하지 않았지요. 그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개구리들은 살금살금 통나무에 다가갔어요. 그리고 임금님을 불러보고, 툭 쳐보기도 하고, 흔들어 보기도
하다가 마침내 통나무 위에 올라가 뛰어놀았어요.
“임금님, 말 좀 해보세요!”
“우리 임금님은 바보 같아.”
“맞아. 이렇게 가만히 누워만 있는데 어떻게 우리를
지켜주겠어?”
“다른 임금님을 보내 달라고 하는 게 좋겠어.”
개구리들은 다시 하나님을 불렀어요.
“하나님, 우리에게 강하고 센 임금님을 보내주세요!”
“물과 땅과 하늘에서도 힘차게 움직이는, 새처럼 강한 왕이 필요해요!”
개구리들이 하도 졸라서 하나님은 하는 수 없이 황새를 연못에 보내셨어요. 개구리들은 기뻐하며 새 임금님을 맞았지요.
“오! 정말 멋진 임금님이야!”
“저 날개 좀 봐!”
개구리들이 환호하는 순간, 연못에 온 황새 임금님은 개구리들을 잡아먹기 시작했어요. 뾰족한 부리로 잡으러 오는 황새를 본 개구리들은 놀라서 물속으로, 돌 틈으로 숨느라 정신이 없었지요. 연못에서 평화롭게 지내던 개구리들은 바라던 대로 멋진 왕을 얻었지만, 그날부터 불안에 떨어야 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