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30년 전에 시작한 아프리카 선교를 돌아보며
[라이프] 30년 전에 시작한 아프리카 선교를 돌아보며
  • 글 | 박옥수(기쁜소식강남교회 목사)
  • 승인 2024.11.06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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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호 기쁜소식
땅끝까지 복음을, 끝날까지 주님과(299회)
케냐 모이체육관에서 열린 케냐 선교 30주년 기념식에서 메시지를 전하는 박옥수 목사

1994년 8월에 아프리카 케냐를 처음 방문해, 큰 운동장에 모여 있는 케냐 사람들에게 말씀을 전했다. 가난한 사람들, 복을 받으려고 점심을 굶으면서도 헌금하는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은 열망이 내 마음을 가득 채웠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케냐로 가고 싶었다. 

케냐 사람들에게 하나님이 살아계신 것을 보여주러 왔습니다
1994년 11월에 선교사 두 사람을 파송했는데, 당시 케냐에서는 종교 등록이 없으면 종교 활동을 할 수 없었다. 그때 케냐에서 큰 교단의 총회장인 기통가 목사님이 우리 선교사들을 자기 교단에 속해 활동할 수 있게 해주었다. 1995년 8월, 내가 케냐에 다시 방문했을 때 기통가 목사님과 처음 만났다. 만나기 전에, 우리 선교사들에게서 기통가 목사님이 우리가 선교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준 것에 대해 물질적인 보상을 원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요구를 거절하면 그는 두 선교사가 자기 교단 소속이 아니라고 말할 것이고, 그러면 바로 추방당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두 선교사에게 “자네들이 하나님의 뜻으로 케냐에 왔다면 누가 쫓아낼 수 있는가?”라고 말하고, 기통가 목사님을 만나러 갔다. 그 자리에는 목사님 10여 명이 함께 있었다. 기통가 목사님이 말했다. 
“훌륭하신 박옥수 목사님을 뵙게 되어 너무 감사하고 반갑습니다. 기쁜소식선교회에서 보낸 두 선교사는 정말 훌륭합니다. 우리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성전을 건축하고 있는데 35만 달러가 필요합니다. 빈민 구제 사업도 하고 있는데 그 일에는 15만 달러가 필요합니다. 목사님이 기도하는 가운데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에게는 그만한 돈도 없었지만, 있다 해도 주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 말했다. 
“저는 케냐에 돈을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케냐 사람들에게 하나님이 살아계신 것을 보여주러 왔습니다. 우리는 종교 등록을 얻을 것입니다. 누가 반대해도 등록을 얻어 하나님께서 살아 계심을 분명히 보여 드리겠습니다.”
나는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하나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도우셨는지 이야기한 뒤, 그곳에서 나와 시골 마을인 미고리로 가서 장터에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사람들이 귀를 기울여 정말 감사했다. 
그 사이에 경찰이 두 선교사를 추방하려고 나이로비에 있는 우리 교회에 찾아왔다가, 선교사들이 없자 교회를 지키던 청년을 잡아갔다. 그 형제의 할아버지뻘 되는 ‘무가바나’ 씨는 고위 공무원으로 내가 쓴 책을 읽고 감동을 받아 우리를 향해 마음이 열려 있었는데, 그런 일이 생기자 우리가 종교 등록을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서류를 다 준비해서 등록청에 접수해 주었다. 그리고 몇 달 뒤인 1996년 3월에 기적적으로 종교 등록증을 받았다. 하나님이 주신 귀한 선물이었다. 

그 후 기통가 목사님은 우리가 하는 일을 마음을 쏟아 도왔다
세월이 흘러 2012년에 케냐를 방문해 우리 교회에서 운영하는 ‘마하나임 바이블 칼리지’ 졸업식에 참석했다. 그 자리에 기통가 목사님이 왔다. 나에게 잘못했다고 하는 목사님에게 나는 같이 일하자고 했고, 그 후 기통가 목사님은 우리가 하는 일을 마음을 쏟아 도왔다. 2014년 아프리카 선교 20주년 기념행사 때 기통가 목사님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박옥수 목사님을 따라가겠습니다. 여러분은 나를 따라오십시오. 그러면 케냐는 복을 받습니다.”
얼마 전, 아프리카 선교 30주년을 맞아 다시 케냐를 방문했다. 수만 명이 모인 자리에서 나는 예수님의 피가 우리 죄를 씻어 우리를 의롭게 한 복음을 전했다. 멸망을 당해야 하는 우리를 건지시려고 예수님을 세상에 보내신,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이야기했다. 
우리가 어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는 이유는 자기 생각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생각하면 우리 마음에 빛이 들어와 근심과 두려움을 몰아내고, 하나님이 역사하셔서 어려움이 감사한 일로 바뀐다. 우리와 동행하시며 어떤 어려움이든지 이기게 하시고, 전 세계에서 복음의 역사를 힘있게 이루시는 하나님께 깊이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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