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빛이 열매를 만들고
[오피니언] 빛이 열매를 만들고
  • 글 | 윤준선(기쁜소식한밭교회)
  • 승인 2024.06.07 1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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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호 기쁜소식
자연에서 발견하는 하나님의 섭리_10편

 

과학의 발전은 인간이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의 원리를 드러냈다. 지동설이 맞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은, 우리가 보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에 오류가 있음을 가르쳐준다. 성경 속 많은 말씀과 비유가 자연 현상을 인용하고 있는데, 오늘날 우리가 얻은 과학 지식이 성경을 새롭고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이번 호에서는 빛과 열매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본다.

 

녹음綠陰의 계절이다. 긴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이한 식물들은 신록이 무성해지고 가히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어낸다. 누가 앙상한 가지에서 이런 변화가 일어날 것을 상상했을까? 오랜 세월 지구에 사시사철을 선물한 자연은 올해도 어김없이 봄을 맞는 설렘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우리보다 더욱 봄을 기다린 것은 식물이 아닐까? 식물은 무엇을 위해 봄을 기다렸을까?

빛, 잎을 만나다
겨울이 지나 봄이 오고 기온이 높아지면 식물 세포 안의 단백질을 포함한 많은 물질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겨울에는 꼼짝하지 않던 세포들이 들썩이기 시작한다. 식물 안에 축적해두었던 에너지원은 새로운 잎을 만들어내는 데 사용된다. 
특히 식물의 ‘잎’은 매우 특별한 작용을 한다. 다만 주변에 너무 흔하게 존재하다 보니 우리가 그 가치를 잘 모를 뿐이다. 지구에 생명체가 살기 위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잎이다. 지구 대기의 20%를 차지하는 산소를 공급하고, 생물에게 에너지원을 제공한다. 
잎에서는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잎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아보기 전에 먼저 잎의 색깔에 대해 잠깐 생각해보자. 잎은 왜 녹색인 걸까? 엄밀히 말하면 잎이 녹색이라기보다 녹색으로 보이게 하는 빛이 시신경을 자극한 결과, 우리 뇌가 잎을 녹색으로 본다고 하는 게 맞다. 다르게 말하면, 잎은 파란색과 붉은색은 좋아해서 흡수하고 녹색은 좋아하지 않아 반사시킨다. 그래서 우리 눈에 잎이 녹색으로 비치는 것이다.

광합성, 빛으로 열매를 맺다
빛의 출처는 태양이다. 태양에서 출발한 빛이 지구까지 도달하는 데에 약 8분 20초가 걸린다. 빛은 우주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달려와 지구를 만나고, 지구에서 자라는 식물을 만난다. 식물은 그 빛을 이용해 지구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그 과정이 매우 정교하다. 잎이 녹색이라는 것은 단순히 색에 관련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앞서 말한 ‘잎이 파란색과 붉은색을 흡수한다’는 것을 좀더 정확히 말하면, 잎 속의 엽록소가 파란 빛과 붉은 빛을 흡수하는 것이다. 
빛을 흡수한 엽록소는 물 분자를 분해하기 위해 빛 에너지를 사용한다. 물의 분자식은 H₂O로, 수소 원자(H) 2개와 산소 원자(O) 1개가 결합된 구조다. 물 분자가 분해되어 나온 산소 원자는 다른 산소 원자와 결합해 생물이 숨쉴 때 필요한 산소 분자(O₂)가 된다. 또한, 수소 이온(H)은 생물이 에너지 분자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이 에너지 분자는 공기 중에 있는 6개의 이산화탄소 분자(CO₂)를 이용해 1개의 포도당(C₆H₁₂O₆)을 만든다. 이처럼 빛 에너지는 엽록소에서 물 분자를 분해해서, 산소를 만들고 포도당을 만드는 데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변환시킨다. 이 과정이 광합성이다. 
식물은 광합성 작용으로 생산된 포도당을 특별한 곳에 보관한다. 그곳은 바로 열매다. 식물에는 사람의 혈관과 같은 기능을 하는 체관과 물관이 있다. 잎에서 만들어진 포도당과 물은 체관과 물관을 통해 식물 전체로 이동한다. 뿌리와 줄기로 이동한 포도당과 물은 식물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열매에 보관되기도 한다. 
꽃이 수정되면 이제 열매가 자랄 차례다. 포도당이 열매에 점점 모여서 열매가 자라면, 열매는 초록색을 벗고 고유한 색깔을 입는다. 식물은 이 모든 과정을 거쳐 마침내 열매를 맺는다.
태양에서 나온 수많은 빛 중에 극히 일부가 지구를 만나고, 그 빛 중 일부가 다시 식물의 잎을 만나 화학 에너지로 변환되는 이 과정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놀라운 설계가 아닐 수 없다. 또한 계절의 변화에 따라서 앙상했던 가지에서 잎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식물의 변화 과정 하나하나가 신비롭기만 하다. 
겨울 내내 몸을 웅크리고 있던 식물은 이미 알고 있다. 따뜻한 봄이 오면 자신의 몸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그리고 태양을 바라보는 동안 빛 안에 숨겨진 에너지가 몸에 들어와 자신을 소생시키며, 결국에는 열매를 맺게 할 것을. 

하나님의 빛이 맺는 열매
하나님은 창세기 1장 11절에서 “땅은 풀과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과목을 내라.”라고 하셨다. 식물들이 열매를 맺게 하려고 하나님은 태양을 준비하셨다. 태양에서 시작된 빛의 여정이 광합성 작용을 거처 열매에까지 이른다. 열매는 빛이 만들어낸 것이다.
“이 복음이 이미 너희에게 이르매 너희가 듣고, 참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은 날부터 너희 중에서와 같이 또한 온 천하에서도 열매를 맺어 자라는도다.”(골 1:6)
하나님의 말씀의 빛이 우리 마음에 들어오면 영혼을 살리고 자라게 하고, 또 다시 우리와 같은 열매를 맺게 한다. 식물이 태양을 바라보는 동안 빛이 식물 안에 들어 있던 열매를 드러내 자라게 하듯이, 구원받은 우리가 ‘영혼을 구원함에 이르는 믿음을 가진 자’라고 하신 하나님의 말씀의 빛을 바라보는 동안 하나님은 우리로 하여금 열매를 맺게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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