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아오는 내일을 소망하며
밝아오는 내일을 소망하며
  • 박민희 편집장
  • 승인 2014.12.0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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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교회를 찾아서 | 기쁜소식나주교회

 
 

 

11월 9일 일요일, 토요일까지 이어진 서울 대전도집회를 마치고 새벽에 전남 나주로 향했다. 기쁜소식나주교회에 도착하니 아침 8시, 김성삼 목사님이 아침으로 나주의 명물 가운데 하나인 곰탕을 사주었다. 명물이라 부를 만큼 국물이 맑은데도 진하고 시원했다. 몸의 피로가 싹 가시는 듯했다. 식사 후, 예배당 안쪽에 있는 사택의 조그마한 방에 꾸며진 김 목사님 서재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구원받고 살아온 삶을 돌이켜보면, 복음을 섬기고 하나님을 믿는 것처럼 살았는데 실제로는 나 자신을 믿고 살았습니다. ‘인간은 항상 악하다, 선이 없다’는 말씀을 수없이 듣지만 영적 감각 잃은 엘리사의 사환 게하시처럼 악한 나를 감각하지 못해 늘 나의 옳은 생각을 받아주고 육신을 용납하며 살았지요. 종들의 책망이나 권고도 무시하고 부담은 피하며 살았고요.
예배당 부지를 구하는 일로 우리 지역 목사님들로부터 권면과 책망을 들었는데, 예배당을 지을 수 없는 어려운 형편에서 믿음으로 달려가려고 하는 내 발목을 자꾸 잡는 것처럼 여겨져 속에서 나의 옳음을 주장하는 강한 마음이 일어났습니다. 그 후 사역자 교제 때, 아말렉을 진멸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지만 자기 보기에 가치없고 낮은 것은 진멸하고 좋은 것은 남긴 사울의 모습에서 제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 내가 지금까지 이렇게 살았구나!’ 하나님은 내가 항상 악하다고 하셨는데, 나 보기에 좋은 것은 남겨두고 가치없고 낮은 것만 버리고 살아온 저의 모습이 보이면서 그때까지 쥐고 있던 ‘나’를 떠나보낼 수 있었습니다. 
히브리서 3장 10절에서 ‘저희가 항상 마음이 미혹되어’라고 했는데, 저는 항상 미혹되는 자라서 순식간에 사탄에게 잡힐 수밖에 없기에 교회와 하나님의 종 없이는 안 되는 사람임을 하나님이 발견케 하셨습니다. 우리는 사도와 선지자들의 터 위에 세움을 입은 자들입니다. 절대 스스로 설 수 없습니다!”
목회자들의 교제가 좋고 감사하다는 김 목사님. 교제가 아니면 자신의 모습을 비춰볼 수 없다며, 교제가 참된 믿음을 가르쳐 주고 예수님을 만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다고 했다.
교회 형제 자매들과는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물었다.
“2012년 12월에 이동해 왔는데, 교회가 많이 어려웠어요. 형제 자매들이 대부분 자기 삶을 살고 있었어요. 하나님이 ‘싸우면 이기게 하시겠다’는 믿음을 주셔서 성도들의 잘못된 마음과 계속 싸웠어요. 오랫동안 책망을 받은 적이 없었기에 제가 잘못을 나무라면 처음에는
‘목사님이 왜 저러시지?’ 하고 이해를 못 했어요. 하나님이 일하심은 사람의 많고 적음에 달려 있지 않다는 말씀이 마음에 들어와 담대하게 부딪칠 수 있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기에 기도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하나님이 한 사람 한 사람을 마음을 돌이키게 하셨어요.”
기쁜소식나주교회 예배당은 허름했다. 그래서 새 예배당을 지으려고 한다. 건축 진행사항에 대해 물었다.
“현재 예배당 대지가 300평이에요. 지난 7월에 예배당 아래쪽에 있는 100평을 샀어요. 지금은 설계하고 있는데, 건평 200평 규모로 내년 2월쯤 공사를 시작해서 7월쯤 마칠 예정이에요. 지금까지 2억 원 정도가 들었고, 앞으로 6억 원 가량이 필요해요. 우리 교회 형편으로는 불가능해 보이지요. 그동안 우리 교회는 가능한 일만 하고 지냈는데, 이제는 하나님이 일하셔야 하는 영역으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끄셨어요. 지금은 연약한 모습이지만, 이 길을 지나는 동안 형제 자매들이 믿음을 배우고 마음에 하나님이 세워질 겁니다.
앞으로 세계 최고의 목사와 세계 최고의 성도들이 마음을 같이해서 복음을 전하는 동안 하나님께서 마음껏 일하셔서 많은 사람들이 구원받겠다는 마음이 들어 소망스럽습니다.”

 

주일 예배를 마치고 10여 명의 형제 자매들과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허름한 예배당처럼 형제 자매들 대부분 힘들게 보낸 지난 날들이 있었고, 이제 주님 안에서 새 길을 걷고 있었다. 여러 이야기들 가운데 한형주·이수경 부부와 이정훈·오향미 부부 이야기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먼저, 지난 날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한형주: 구원받고 기쁘게 살다가 믿음이 없으니까 안주하는 삶을 삶았어요. 교회에서 자리만 지키고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마음이 가정의 불화, 물질적 손해를 가져왔어요. 기쁨과 평안 없이 살았지요. 목사님이 바뀌면서 그런 저를 그냥 두지 않고 간섭하기 시작했어요. 자전거가 멈추면 넘어질 수밖에

 
없는데, 제 신앙의 자전거가 다시 굴러가게 해주셨어요. 가정에 화목이 찾아왔고, 새로운 집으로 이사하게 되었고…. 이제는 하나님을 향해 소망이 생겼어요. ‘내가 다시 내 자리를 찾았구나. 신앙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바뀌었어요. 
이수경: 10년 가까이 예배당 옆에 있는 부속 건물에 살았는데, 비좁은 공간에서 사는 게 답답했어요. 교회 일을 많이 하는 것도 싫었고요. 나가서 살고 싶었지만 남편은 좋다고 하고, 이전 목사님도 우리 부부가 믿음이 없으니 교회에 있으라고 하셨어요. ‘몸이 가까우면 뭐합니까? 마음이 먼데…’ 하고 제가 집을 나갔어요. 세상에서 일하며 살아 보니 사람들 사는 게 뻔했어요. 다 육신의 욕망을 좇아 살았어요. 곤고하고 괴로워서 교회로 돌아오고 싶었지만 ‘무슨 낯으로?’ 하는 생각에 올 수 없었어요. 하루는 남편이 그런 저를 끌고 교회 사택으로 갔어요. 사택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한없이 편하고 ‘여기가 내가 있어야 할 곳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후 가족이 합쳤고, 새로 오신 목사님의 인도를 받아 은혜로 집을 얻었어요. 저도 좋고, 아이들도 좋아해요. 교회가 우리 부부를 잡아 주어서 남편도 저도 바뀌고 있어요. ‘교회가 사람을 만들어 가는구나!’ 하는 마음이 들어요.

이정훈: 구원받고 교회에서 은혜를 입은 것은 많은데, 믿음으로 산 적은 없었어요. 얼마 전 아들이 눈을 크게 다쳐 조선대병원에 갔는데, 실명될지 모른다고 해요. 그 문제를 들고 목사님을 찾아갔어요. 제 별명이 ‘이 자매’인데, 어떤 일이든 이야기는 재잘재잘 잘해요. 그런데 목사님이 듣고 말씀을 주시면 그 말씀을 믿기보다 형편을 따라가요. 목사님이 “형제는 왜 믿음이 없냐?” 하고 책망하셨어요. 목사님은 계속 말씀만 이야기하세요. 처음에는 감을 잘 잡지 못 했는데, 조금씩 손에 잡히기 시작했어요. “네 오라비가 다

 
시 살리라”는 말씀대로 아이가 건강해졌어요. 전에는 설교 말씀을 받아적기만 잘했는데, 이제는 거기에 제 이름을 넣어요. “네 오라비가 다시 살리라”는 말씀에 “정훈이, 네가 다시 살리라” “교회가 다시 살리라” 하고요.
오향미: 남편이 구원받은 후 저도 구원받았어요. 결혼한 후, 경찰인 남편이 경제적으로 잘 몰라 제가 쥐고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아이들 교육 문제로도 의견이 맞지 않아 자주 다투었고요. 잘 몰랐는데, 지금 돌아보면 남편을 무시했어요. 남편이 “당신은 나를 무시해”라고 해도, 나는 그렇지 않다고 여겼기에 듣지 않았어요. 내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거예요. 노래하는 사람이 정확한 음정에 목소리를 조율하듯 저도 하나님의 말씀에 마음을 조율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게 살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틀린 소리인데도 내 소리가 맞다고 거침없이 주장했어요. 이제는 제가 잘못된 것을 알아요. 제 생각이 맞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맞기에 매일 내 생각을 말씀에 조율해야 한다는 사실을 배워 가고 있어요.

이번에는 구원받고 교회에서 얻은 축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윤병복: 구원받기 전에도 꿈 없이 살았고, 구원받고도 꿈이나 약속이 마음에 세워지지 않았어요. 지금 하고 있는 고물상을 시작할 때, 사람들과 말하는 것이 굉장히 부담스러웠기에 ‘나 같은 사람이 어떻게 사업을 해?’ 하는 마음뿐이었어요. 그런데 생각하다 보니 ‘내가 하려는 일의 주인이 하나님이다. 나는 종업원이고. 그렇다면 하나님이 이끌어 가시겠다!’ 하고 마음에 선이 그어졌어요. ‘내가 뉘게 은혜를 입으면 이삭을 줍겠다’는 룻기 2장 말씀이 자꾸 마음을 두드렸어요. 말씀을 묵상하면서, 하나님이 나를 위해 준비한 것이 있으며 나를 은혜 입을 곳에 세우시겠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부담을 넘는 것이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한 사람을 일곱 번까지 찾아갔어요. 두세 번 거절당했을 때 ‘역시 나는 안 돼’하는 생각이 일어났지만, 하나님이 ‘네가 저 사람에게 은혜를 입게 도울게’ 하셔서 일곱 번까지 찾아갔어요. 그분이
“내가 자네에게 졌네” 하고 물건을 주었고, 다른 거래처도 소개해 주어 사업이 커졌어요. 하나님이 동행하시고, 또 하나님이 준비하신 것을 누릴 수 있어서 감사했어요. 근래에 경기가 어렵지만 말씀에 마음을 조율할 때 염려가 물러가고 오히려 어려움을 즐겨요.

 
이정훈: 교회는 저에게 고마움을 가르쳐 주었어요. 저는 25살에 경찰이 되었고, 27살에 결혼했어요. 봉사활동을 하는 아내가 예뻐 보여서 ‘저런 여자와 살면 행복하겠다’는 마음으로 1년 6개월을 쫓아다녔어요. 그런데 결혼하고 6개월 만에 이혼하려고 했어요. 현장에서 강간, 간통 같은 일들을 많이 접하기에 ‘내 아내는?’ 하는 생각이 들어 집에 전화하면 아내가 종종 전화를 받지 않아요. 늘 이유가 있었지만 불신이 쌓였어요. ‘전에 좋아했던 남자친구 만나러 간 것 아냐?’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마음을 아내에게 말하면 되는데, 나는 경찰이고 강해야 하니까 창피해서 말을 못 했어요. 고통이 점점 심해져 나중에는 정신병자가 될 것 같았어요. 자연히 다툼이 많아져 이혼을 생각했어요.
나를 위해 7년 동안 기도한 누나의 기도대로, 몸은 상하지 않고 마음은 망한 상태에서 교회를 찾아 구원을 받았어요. 세상에서는 창피해서 할 수 없었던 이야기 의처증, 교회에서는 말할 수 있었어요. 교회의 인도를 받아 의처증에서 벗어났어요. 곧 당시 계시던 목사님을 따라 해외 전도여행을 다녀왔어요. 결혼하고 처음으로 아내를 믿고 집을 비운 것이었어요. 그 후, 아내도 구원받았고요.
얼마 전부터 아내가 IYF 간사로 활동하는데, 처음에는 네 아들을 두고 활동하러 가는 게 이해가 안 되었어요. 그런데 목사님이 어디를 다녀오시면 보고 온 것들을 이야기해 주시는 것을 들으면서 생각이 되었어요. 사람은 자꾸 봐야 알고, 자꾸 봐야 생각이 달라지는 거예요. 그 후로는 “아이들은 내가 볼 테니 모임 있으면 다녀와라” 하고 아내를 적극 밀어요. 아내가 1박 2일 행사 중 하루만 다녀와도 된다고 해도 다 다녀오라고 해요. 가서 보고 와서 이야기해 달라고요.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요.
교회가 제 마음에 고마움을 만들어 주었어요. 그 마음으로 범죄자들을 대해요. 특별히 청소년들에게 관심이 많은데, 아이들과 범죄 상담을 하다 보면 그들 마음에 고마움이 없어요. 그러니까 거칠게 사는 거예요. 아이들에게 내 약함을 드러내고 이야기를 시작하면 아이들이 마음을 열어요. 죄를 범한 사람에게 마음의 손을 내밀 수 있는 경찰이 필요한데, 교회가 저를 그런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어요.
 

 

 
마지막으로, 앞으로 있을 예배당 건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형주: 부담스럽지만 꼭 지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요. 머물러 있었던 삶과 하나님께 이끌림을 받는 삶이 극명하게 대조되니까요. 그동안 마음 쓸 데가 없어서 나태하게 살았어요. 건축에 필요한 많은 물질을 생각하면서 잠시 짜증도 났지만 하나님이 바꾸어 주셨어요. ‘하나님이 나를 돌보고 지키시지 않으면…’ 하는 마음이 모든 불편을 정리해 주었어요. 복음을 위해 삶을 드리는 것이 절대로 손해가 아닌 거예요. 전에 목적이 없었기에 고통스럽고 타락한 삶을 살았는데, 이제는 마음을 정하고 교회와 함께하며 하나님의 역사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살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이정훈: 예배당을 짓는 과정에서 나를 벗고 말씀을 의지해서 발걸음을 내딛는 삶을 배우고 싶습니다. 앞으로 내가 어떻게 변할지 기대가 되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 소망스럽습니다. 우리 교회가 아직 많이 연약한데, 이 과정을 지나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새 마음을 주시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우리 마음이 자랄 것이고, 믿음이 아닌 부분들은 제거될 겁니다. “네 오라비가 살리라”는 말씀대로, 하나님이 아니면 이룰 수 없는 이 일을 하나님이 어떻게 이루시는지 보고 싶습니다. 

이야기가 계속될수록 감동이 깊어졌다. 형제 자매들에게서 고귀한 향기가 풍겨났다. 그 향기는 그들이 형편없는 지경에 들어갔을 때 만들어진 것이었다. 진실로, 가나 혼인 잔칫집처럼 포도주가 떨어진 곳에 예수님이 만드신 포도주가 등장하고, 그 포도주를 맛본 사람들은 “그대는 지금까지 좋은 포도주를 두었도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약한 인간과 그 안에 아름다운 세계를 만드시는 예수님! 그것이 참 아름다운 그림이다.
기쁜소식나주교회 예배당은 허름한 옷을 입고 있다. 내년엔 멋진 예배당이 지금의 마당에 들어설 것이다. 그리고 예배당만큼이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사연들이 형제 자매들의 마음에 들어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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