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맞아 차분하게 책 읽기 좋은 요즘, 도서관을 찾아 다양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책도 보고 서울의 근·현대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서울도서관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요. 서울의 상징과도 같은 건물인 옛 시청 건물을 도서관으로 탈바꿈하여 시민들에게 지식과 역사를 보여주는 서울도서관에 다녀왔어요.
역사가 깊은 도서관 건물
가을 향기가 짙어가는 10월,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서울광장을 찾아가자, ‘서울도서관’이라는 간판이 눈에 띄었어요. 일제강점기인 1926년에 건축된 이 건물은 얼마 전까지 시청의 업무를 보는 곳이었는데, 2012년에 도서관으로 탈바꿈했다고 해요. 그래서 주변의 세련된 건물들과 대조적인 모습을 하고 있었어요.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들었을 묵직한 나무문을 밀고 도서관으로 들어갔어요. 마치 과거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 같아요.
편리하고 재미있는 열람실
도서관은 약 30만 권의 장서를 소장하고 있어요. 1층부터 5층까지 일반자료실, 디지털자료실, 세계자료실 등의 열람실과 서울기록문화관, 청사의 흔적 등 서울의 역사 자료가 가득해요.
먼저 1층에 있는 일반자료실에 들어섰어요. 읽고 싶은 책을 찾으려고 도서검색기를 이용했는데 책이 어디에 있는지 위치를 프린트해 주어 찾기 편리했어요. 책을 찾아 발걸음을 옮기자 높이 5미터가 넘는 대형 서가가 나타났어요.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는 이곳은 ‘생각마루’라는 곳으로, 주로 어린이나 가족들이 함께 책을 보는 곳이에요. 넓은 계단식으로 되어 있어 사람들이 층층마다 걸터앉아 책을 보고 있어요. 이곳은 TV에도 여러 번 나온 곳인데 책에 관심이 없는 친구들도 책을 읽고 싶어 할 만큼 재미있어요. 또한 이곳에서는 정기적으로 다양한 문화강좌가 열려 시민들이 즐겨 찾고 있어요.
다양한 이용자를 배려한 시설
도서관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 많은 자료를 비치하고 있어요. 세계자료실에는 여러 나라의 언어로 만든 국외도서, 대사관 기증도서 등 다양한 외국의 책들이 있고, 서울자료실에는 서울의 지도, 역사, 문화 등 관련된 자료들을 모아두어 서울을 재미있게 소개해 줘요. 또한 디지털자료실에는 DVD, 오디오북, 각종 영상자료와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의 원문을 볼 수 있어요.
서울도서관의 특징 중에 장애인을 위한 자료실을 빼놓을 수 없어요. 대면낭독, 수화영상, 점자프린터, 독서확대기 등의 서비스를 마련해 놓았어요. 지금은 ‘우리도 친구가 될 수 있어요’라는 도서전을 열고 있는데, 책을 읽으며 몸이 불편한 친구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져요.
서울의 역사를 담은 곳
도서관 건물 계단마다 서울의 여러 모습들이 담긴 사진이 걸려 있어요. 3층에는 ‘서울의 기억이 머무는 곳’이라는 주제로 대한제국시대 이후부터 지금까지 서울광장 주변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을 전시하고 있어요. ‘광복 기념행사’, ‘4·19 혁명’, ‘88 서울올림픽’, ‘2002 월드컵 거리응원’ 등 예전부터 사람들이 모였던 서울광장의 모습을 볼 수 있어요. 한쪽에는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어요. 시민들이 적은 쪽지, 사진, 포스터 등에 애도하는 마음이 담겨 있어요.
반대편 전시장에는 특별한 체험장을 마련해 놓았어요. 바로 옛 시장집무실, 접견실, 기획 상황실이에요. 당시 서울의 다양한 문제를 의논하던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해요. 역대 서울시장이 사용하던 집무실 의자에 앉아 ‘내가 시장이 되면 어떤 일을 할까?’ 하고 생각해 보았어요.
시민들의 발자취를 느껴요
도서관을 다니다 보면 계단, 기둥, 창문 등의 모양이 일반적이지 않아요. 마치 외국의 건축물을 보는 것 같고, 건물 1층에서 꼭대기까지 수직으로 뻥 뚫린 모습이 재미있어요. 5층에는 이 건물의 장식물과 부속물을 전시하고 있는데 마치 박물관에 와 있는 것 같아요.
전시물을 관람한 후에 카페에서 잠시 쉬었어요. 간단한 빵과 음료를 먹을 수 있고, 외부에는 잔디마당과 휴게의자가 있는 옥상정원이 있어요. 옥상에서 주변을 둘러보면 북쪽으로 청와대가 보이고 주변 건물들이 보여요. 날씨가 맑아서 멀리까지 보였어요.
도서관에 있는 동안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함께 본 것 같아요. 옛 사람들의 발자취를 느끼며 즐겁게 책을 볼 수 있는 서울도서관에서 가을을 보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