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와 질그릇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았지만 내가 내 삶을 책임지지 않으면 망할 것 같아 교회에 마음을 굳게 닫고 살았다. 인도 전도여행에서 은혜로 값 없이 주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만난 후 내 삶이 완전히 바뀌었다. 나의 수고가 아닌 값 없는 은혜의 세계 안에 사는 삶은 전과 비교할 수 없이 행복하다.
나는 1961년 경북 안동에서 3남1녀 중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내가 태어났을 때 아버지 연세가 예순이셨다. 어린 시절 내 기억 속의 아버지는 두루마기를 입고 갓을 쓰고 턱에 있는 긴 수염을 쓸어내리는 할아버지 모습이셨다. 어찌 된 일인지 아버지는 결혼하면 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나서 나의 어머니가 네 번째 부인이었다. 나는 후처의 자식이라고 형들에게 멸시를 받았다. 양반 가문을 중시하는 경주 이씨가 모여 사는 동네여서 무시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나는 돈을 많이 벌어 남들에게 손가락질당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고 싶어서 중학교 3학년 때 사촌형이 운영하는 실리콘 공장에 취직했다. 서울 생활은 내가 생각한 것만큼 녹록치 않았다. 밤이 되면 허전한 마음과 외로움을 달래기 어려웠다. 그러던 가운데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아내는 작고 귀엽고 야무져 보여서 결혼하면 살림도 잘하고 가정을 따뜻하게 꾸려줄 여자라는 확신이 들었다. 애인이 있다는 사람을 무려 3년을 따라다녔고, 마침내 결혼에 성공했다. 결혼 후 아들과 딸을 낳고 2년 만에 아파트도 샀다. 남부러울 것 없이 행복했다.
아내를 빼앗은 교회가 너무 싫었다
아내도 나처럼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내는 뭐가 부족한지 시동생의 전도를 받고 ‘구원받았다’며, ‘이제 마음에 진정한 행복이 왔다’고 이야기했다. 아내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우리가 뭐가 부족해서 이제 구원받아 행복하다고 한단 말인가?’ 알 수 없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아내는 모든 것을 갖추고 살면서도 마음이 채워지지 않아 밤마다 술을 마시며 허전한 마음을 달랬다고 한다. 아내가 구원받았다고 말하기 시작한 후로 아내는 내게 ‘같이 천국에 가야 한다’며 매일 교회에 가자고 졸랐다. 갑작스러운 아내의 변화에 당황스러웠다. 아내를 빼앗은 교회가 너무 싫었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아내가 없었다. 텅 빈 집에 덩그러니 혼자 있으려니 화가 났다. 교회 전도사에게 전화를 걸어 욕설을 퍼부었다.
한번은 아내가 대전에 있는 온천에 가자고 했다. 오랜만에 단란한 시간을 갖자는 마음으로 동행했는데 도착해 보니 수양회 장소였다. 너무 화가 나서 혼자 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인생이 너무 허망했다
그 후 나는 아내와 교회와 하나님을 향해 마음이 더욱 강퍅해졌다. 내 멋대로 살기로 했다. 하루는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가 자동차 사고가 났다. 나는 무서운 마음에 차를 그대로 두고 도망쳤다. 뺑소니를 한 것이다. 부리나케 교회로 갔는데, 전도사님이 ‘빨리 가서 사고 신고를 하라’고 했다. 그날은 전도사님의 말을 그대로 따랐다. 음주 운전에 뺑소니까지 했으니 벌이 엄청 무거울 것이라고 생각돼 두려웠다. 경찰서에서 진술할 때 아내를 데리러 교회에 가는 길이었다고 이야기하자, 경찰이 ‘교회 다니는 사람이 음주할 리 없다’고 했다. 뺑소니도 무마되어, 모든 것이 아름답게 수습되었다. ‘하나님이 나를 부르신다’는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도 교회에 가자는 아내의 말을 듣지 않았다.
한번은 친구들을 따라 카레이싱 하는 곳에 갔다. 빠르게 달리던 차가 도로를 이탈하여 구경하던 사람을 치는 사고가 났다. 바로 내 옆에 있던 사람까지 다섯 명이 세상을 떠났다. 나는 아슬아슬하게 살았다. 순식간에 끔찍한 죽음을 목격하자 인생이 너무 허망하게 느껴졌다. 그제야 비로소 하나님을 향한 마음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당시 안산제일교회(현 기쁜소식안산교회)에 계셨던 이광보 전도사님을 만나 누가복음 15장에 나오는 돌아온 탕자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잘한 것이 없지만 하나님께 돌아가면 의의 옷도 주시고 아들의 신분도 주시고, 모든 것을 준비해 놓으신 하나님의 사랑과 마음을 만나며 죄 사함을 받았다. 나를 구원하신 하나님께 너무 감사했다.
‘이렇게만 살면 내 생활은 누가 책임지나?’
그때부터 나는 사람들을 만나면 복음을 전하고, 교회에서 봉사도 하고, 전도집회에도 다니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문득 ‘이렇게만 살면 내 생활은 누가 책임지나? 아이들도 셋이나 자라고 있는데...’ 하며 생활의 염려가 마음에 자리를 잡았다. 하나님을 믿으면 하나님이 다 해결해 주실 거라고 말하며 교회 일에 전념하는 아내를 보면 짜증이 났다. 교회에서 하는 말이 시들해 보이고 마음이 점점 삶에 젖어들면서 하나님과 멀어지기 시작했다.
어느 날 친구들과 스크린 경마장에 갔다. 2천 원을 베팅했는데
30만 원이 순식간에 벌렸다. 짜릿한 쾌감을 느끼면서 ‘잘만 하면 큰돈을 한 번에 벌 수도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하루도 빠짐없이 경마장에 다니기 시작했다. 파친코, 경륜, 경마, 경정 등 수많은 도박에 빠져들었다. 내 바람과 달리 점점 빚이 늘어나고 있던 집도 팔게 되었다. 삶이 내 생각과 반대로 흘러갔다.
아내는 나를 하나님께 맡기며 복음을 섬기는 일에 더욱 마음을 쏟았다.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나의 마음을 헤아려주지 않는 아내가 원망스럽기만 했다. 나는 인테리어 기술이 있어서 틈틈이 교회 인테리어 봉사를 하기도 했지만 불평과 불만이 가득했다.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또 음주 운전에 차 사고를 냈다. 이번에는 6중 추돌사고가 크게 일어났다. 포승줄에 묶여 재판을 받고 구치소에서 한 달을 지냈다.
그때 하나님이 사무엘하 9장의 므비보셋 말씀을 보여주셨다. 므비보셋이 요나단으로 인해 은총을 받은 것처럼 나도 예수님만이 조건이 되어 은혜를 입는 하나님의 세계가 마음에 들어왔다. 그러나 그 말씀도 잠시, 생활의 염려가 더 커 보이니 말씀은 온데간데없고 이제는 돈을 버는 데에만 전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은 오피스텔 천장 도배를 하던 중 지지대가 미끄러져 뒤로 낙상했다. 급히 119구급차로 병원에 실려가 MRI 촬영을 하니 척추 1, 2, 3번 뼈가 부스러졌다고 했다. 철심을 6개나 박는 수술을 했다. 하나님의 은혜로 수술은 잘 받았어도 마음이 하나님 앞으로 돌아서지 않았다. 그렇게 20여 년을 지냈다. 몸과 마음이 다 지쳐, 갈 데까지 갔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아내는 나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이혼하려고 정하고 나의 잘못을 증명할 증거들을 들고 박옥수 목사님께 찾아갔다고 한다. 그때 박 목사님이 “자매, 이게 사실이 아닐 수도 있잖아. 내가 자매 가정을 위해 기도해줄게.” 하며 기도해 주셨고, 아내는 목사님의 기도를 들으며 ‘하나님이 우리 가정을 책임져 주시겠다’는 믿음이 생겨 모든 원망이 사라지고 마음이 평안해졌다고 한다. 박옥수 목사님의 기도대로 하나님은 나에게 일하고 계셨다.
‘한국에서의 일주일이 인생 전체를 바꾸었다고?
2022년 어느 날, 우리 교회 이상준 목사님이 우리 부부에게 인도 전도여행을 함께 가자고 하셨다. 전에도 여러 번 이야기하셨지만 그때마다 너무 가기 싫어서 거절했는데 하나님은 내 생각을 고집할 수 없게 하셨다. 산더미 같은 빚과 망가진 몸에 지쳐 있던 나는 인생을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그해에 인도 전도여행길에 함께했다.
인도에 도착하여 한국과 다른 풍경들을 보며 많이 놀랐다. 신호를 무시하지만 나름의 질서를 가지고 움직이는 차들과 도로, 여기저기서 빵빵 울리는 경적 소리, 도로를 점령하는 소떼와 염소떼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진귀한 풍경들이 펼쳐졌다.
그보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한국에서 열렸던 CLF 컨퍼런스에 참석했던 조슈아 비숍의 간증이었다. 조슈아 목사님은 인도에서 수많은 교회를 인도하는 비숍 목사님인데, 몇 해 전 한국에서 CLF 컨퍼런스 말씀을 듣고 구원받아 매우 감격스러워했다. 이듬해에는 하이데라바드 주에 있는 카멈이라는 도시에 수천 명을 모아 CLF 컨퍼런스 및 바이블 세미나를 주최해 이상준 목사님을 주강사로 초청했다.
집회 때마다 조슈아 목사님은 수천 명의 참석자들 앞에서 진솔하게 간증했다. “나는 평생 하나님을 섬겨왔지만 한국 월드캠프에서 일주일 동안 들은 복음이 내 인생 전체를 바꾸었습니다. 한국에 가서 제가 그동안 잘못된 신앙생활을 했다는 것을 발견했고, 진리를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나와 같은 변화를 맛보게 하려고 한국에서 목사님을 초청하여 집회를 열었습니다.”
조슈아 목사님의 간증은 나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한국에서 보낸 일주일이 인생 전체를 바꾸었다고? 나는 구원받고 30년을 교회 안에 있었지만 변화가 없는데 고작 일주일 말씀을 듣고 변하다니.... 무슨 말씀이 조슈아 목사님을 변화시켜서 사비를 들여 이 큰 세미나들을 열게 했을까?’
조슈아 목사님의 간증을 들으며 그 부분을 깊이 생각했다. 매일 저녁 이상준 목사님이 전하시는 말씀을 자세히 들었다. 이 목사님은 로마서 3장 23절과 24절 말씀을 전하셨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구속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 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
‘값 없이’라는 말씀이 내 마음에 크게 들려왔다. ‘아, 예수님의 은혜로 값 없이 의인이 되었고, 내 삶의 문제, 생활의 염려 등 모든 문제도 내 수고가 아니라 값 없이 은혜로 다 되는 세계구나’ 순간 ‘하나님의 은혜로 값 없이’라는 말씀이 내 모든 수고를 내려놓게 했다. 마음에 큰 평안이 밀려왔다.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에 속아 일하다 힘들면 포기하는 삶을 반복했는데, 하나님의 마음은 내 생각과 정반대였다. 죄를 지어 하나님의 영광에 이를 수 없는 나를 위해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셨고, 하나님의 은혜로 값 없이 의로움을 주셨다. 나를 사랑하는 하나님의 마음을 만나자 내 마음에 밝은 빛이 들어온 것 같았다. 내가 수고하는 세계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값 없이 이루어지는 세계가 분명하게 새겨지면서 진정한 자유와 평화가 마음에 밀려왔다. 인도에서 비로소 하나님의 은혜의 세계를 만났다. 하나님은 어둠에 갇혀 있던 나를 빛으로 옮기셨다.
지네에 물려 위독했지만 기적 같은 일이
하루는 인도 전도여행 중에 자고 있는데 새벽에 갑자기 무언가 내 손을 물었다. “악!” 소리가 절로 나오는 엄청난 통증이 찾아와 급하게 아내를 깨웠다. 아내가 불을 켜자 손바닥 크기만 한 지네가 나를 물고 도망가는 것이 보였다. 평소 벌레나 동물이라면 기겁을 하던 아내가 어디서 용기가 났는지 슬리퍼로 정신없이 지네를 산산조각 내버렸다. 사모님은, 이곳은 너무 시골이라 병원도 없고 의사도 없을 거라며 크게 걱정하셨다. 더욱이 그때가 일요일 새벽 2시였다. ‘지네 독이 몸에 퍼지고 있을 텐데, 인도에서 이대로 죽는 건가?’ 내 마음에 죽음이 찾아왔다.
급하게 차를 타고 나갔는데 8분 만에 병원이 눈앞에 나타났고, 마치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것마냥 의사가 병원을 지키고 있었다. 정말 기적이었다. 의사는 응급처치 후 마취를 하고 지네의 독침을 빼내며 말했다.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독이 퍼져 목숨이 위험할 뻔했습니다.”
놀라운 기적을 일으키신 하나님은 또 다른 기적을 보여주셨다. 지네에게 물린 후, 고질병이었던 허리 통증이 사라진 것이다. 20년 전에 허리에 철심을 6개나 박는 대수술을 받았고, 6개월에 한 번씩 뼈 주사를 맞아야 할 정도로 아파 20년 동안 잠 못 이루는 날이 많았다. 그런데 지네에 물린 이후로 거짓말처럼 허리 통증이 다 나았다.
하나님은 신기한 방법으로 내 생명도 지켜주시고 병도 고쳐주셨다. 아직도 지네에 쏘인 흉터가 있는데, 나중에 한국에 돌아와서 한의사에게 물어보니 지네가 허리 침을 놓는 자리를 물어서 허리 통증이 깨끗이 나은 것이라고 했다. 나를 위해 이 모든 것을 준비하시고 예비하신 하나님이 너무 놀라웠다.
내게는 능력이 없지만 내 안에 계신 예수님께 문제를 안수했다
아침이 찾아왔다. 두 곳의 교회에서 주일 말씀을 전해달라고 요청했다. 그 가운데 한 교회에 가서 말씀을 전할 수 있는 은혜를 입었다. 인도 사람들은 아주 낮은 마음으로 하나님을 사모하며, 내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오는지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고 경청했다. 그날 나는 새벽에 지네에 물렸던 일을 그대로 간증하며 복음을 전했다.
“오늘 새벽에 지네에게 쏘였는데 다행히 의사 선생님을 만나 무사히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인도에서 새벽에 응급실이 열려 있는 것도, 의사가 있는 것도 기적이라고 들었습니다. 하나님이 지켜주셔서 치료가 잘 되었습니다. 더욱 신기한 건, 지네에게 쏘인 후 고통스러웠던 허리 통증이 깨끗이 나았습니다.
우리가 지네에게 쏘이면 그 독을 이기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 스스로 죄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의사가 저를 치료했듯, 죄의 문제는 예수님께 맡겨야 합니다. 예수님이 우리 모든 죄를 완벽히 씻으셨습니다!”
그렇게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자 교인들이 일제히 “아멘!” 하며 말씀을 받아들였다.
예배를 마친 후 교인들이 건강 문제, 취직 문제, 가정 문제 등을 들고 나에게 안수기도를 받으러 나왔다. 나는 그들의 문제를 해결할 아무 능력이 없지만, 내 안에 계신 예수님께 문제들을 하나씩 하나씩 안수했다. 누구를 만나든지 복음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뜨겁게 일어났다. 그날 이후 인도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계속 복음을 전했는데 사람들이 구원받았다. 너무 놀라웠다.
내 수고가 아닌 ‘값 없이’ 주어지는 은혜의 세계에서의 삶
한국에 돌아와 새로운 직장에 들어갔다. 입사하고 보니 거의 망해가는 회사였다. 그런데 내가 입사한 이후 회사 사정이 급격히 좋아져 사장님과 직원들이 나에게 “복덩이가 들어왔다!” 하며 몹시 기뻐했다. 마침 새벽 일찍 출근하는 회사여서 오후 4시에 퇴근하면 곧장 교회로 가서 밤늦게까지 봉사도 하고 심방도 다닐 수 있었다. 복음을 전하는 삶이 너무 행복했다.
2023년에는 이상준 목사님이 몽골로 전도여행을 가실 때에도 따라가서 복음을 전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복음을 전하면 사람들이 구원받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하루는 아내에게 내 마음을 이야기했다. “그동안 잘살아 보려고 그렇게 발버둥 쳤는데 남는 건 하나도 없고 골병만 들었어. 이제 복음을 전하면서 살고 싶어.” 아내는 기쁘게 나의 마음에 함께해 주었다. 직장을 그만두었고, 지금은 새벽부터 밤까지 아내와 함께 교회 봉사에 전념하며 살고 있다. 전에는 내가 삶을 책임지지 않으면 망할 것 같고 죽을 것 같아서 교회에 마음을 굳게 닫고 살았는데, 하나님께 내 삶을 맡긴 후로 오히려 삶이 더욱 풍족해졌다. 교회를 위해 쓸 미니버스도 구입하여 직접 운행하면서 복음을 전하고 봉사하며 살고 있다. 전에 내가 쥐고 염려하던 삶과 ‘값 없이’ 주어지는 은혜의 세계에서의 삶을 비교하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지금 삶이 기쁘고 풍성하다.
더불어 하나님의 마음이 내 안에 들어온 후, 나를 유혹하던 친구들도 멀어지고 끊어지지 않던 담배도 끊어졌다. 말씀이 나의 죄악된 삶을 정리해 주었다. 값 없이 하나님의 은혜가 물밀듯 밀려와서 참된 안식을 누리고, 하나님이 나를 안전지대에 두어 종과 교회의 다스림을 받고 사는 삶이 너무 행복하다.
새벽부터 이상준 목사님을 따라다니다 보니 목사님이 어떤 마음으로 사시는지, 새로운 사람들과 형제 자매들을 어떤 마음으로 대하시는지 배울 수 있었고, 복음을 들은 사람이 꽃처럼 활짝 피어나 놀랍게 변하는 모습을 보며 너무나 행복했다. 목사님께 배운 대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면 나를 통해서도 사람들이 구원받는 것을 본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구원받았다. 전선이 연결되어 있으면 전기가 흘러 등을 밝히듯이, 하나님의 종과 교회에 연결되어 있을 때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것을 정확히 본다.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11월에는 안산 예술의전당에서 그라시아스합창단의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이 5회 있었다. 아내와 함께 정말 많은 사람에게 공연 소식을 알렸다. 그분들 가운데 그동안 복음을 들었던 분들이 적게는 만 원, 많게는 30만 원씩 후원해주었다. 그 후원금으로 문화소외계층 사람들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하나님이 풍족하게 채워주셨다.
나와 살이 닿는 것도 너무 싫어했던 아내가 요즘은 먼저 내 손을 잡고 걸으려고 한다. 남보다도 못한 사이였는데, 지금은 복음 안에서 가장 행복하고 가장 화목한 가정이 되어 모두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아내는 자주 이야기한다.
“전에는 아무 소망 없는 삶을 살았어. 당신 입에서 항상 부정적인 말이 나왔는데, 인도에 가서 당신이 바뀌고 당신을 통해 하나님이 나타나시는 것을 보니 존경스러워.”
가끔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하나님은 나에게 매일 행복을 선물하신다. 아주 오래 전 하나님께서 내게 빌레몬서 1장 12절 말씀을 주시며 ‘박옥수 목사님과 마음을 함께하는 심복’이라고 약속하셨는데, 약속대로 하나님이 내 발걸음을 인도하고 계신다. 내 모습과 상관없이 값 없이 모든 것을 은혜로 채우시는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