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간증
나는 2008년에 죄 사함을 받고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이자, 의사로 있다. 지난 12월에 우리 교회도 국립 오디토리움을 빌려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을 했다. 첫째 딸 사라가 뮤지컬 ‘안나 이야기’에서 어린 안나 역할로 출연했다. 무대에 선 아이를 보며 5년 전의 일이 떠올라 하나님께 너무 감사했다.
내가 첫째를 임신했을 때의 일이다. 당시 나는 임신 8주차였고, 어떤 환자의 상처를 수술하고 있었다. 다리를 크게 다친 환자였다. 수술하기 전에 의사는 항상 환자들에게 다른 질병이 있는지 묻는다. 나도 그날 환자에게 같은 질문을 했고, 환자는 아무 질병이 없다고 했다.
나는 환자의 다리에 난 상처를 꿰매기 시작했다. 상처가 너무 커서 작은 혈관을 봉합하려는 찰나에 실이 풀려서 출혈이 일어났다. 순간 피가 내 얼굴에 튀었다. 당시 나는 안경만 쓰고 있었고 다른 보호 장비가 없었다. 나는 환자에게 수술 과정을 설명하고 있었기 때문에 피가 내 눈과 코와 심지어 입안에도 들어갔다. 나는 곧바로 세면대에 달려가 얼굴을 씻고 돌아왔다. 그러자 간호사가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의사 선생님, 다른 의사 선생님에게 방금 일어난 상황을 말했더니 이 환자는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 양성이라고 하셨습니다.”
내가 환자에게 “당신이 HIV 양성이라던데, 사실인가요?”라고 묻자, 그가 “예.”라고 대답했다. 치료를 받았는지 물었더니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너무 당황스러웠다. HIV에 감염된 채 치료를 받지 않았다면 핏속에 바이러스가 무수히 많을 것이 분명했다.
임신 중에는 우리 몸이 새 생명체인 아이를 거부하지 않도록 면역 시스템이 억제되기 때문에 병균 감염에 더 취약해진다. 그래서 임신 중인 여성은 더 조심해야 한다. 나는 임신 중에 사고를 당했기 때문에 곧바로 보험청으로 가서 검사와 처치를 받았다. 환자도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그 환자의 바이러스 수치는 ‘측정 불가’라는 판정을 받았다. 핏속의 HIV 바이러스 양이 너무 많아서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고 했다.
보험청 의사는 나에게 피가 어디에 튀었는지 물었다. 얼굴 전체와 입안에까지 튀었다고 설명하자 의사는 “바로 항레트로바이러스 약의 투약을 시작해야 합니다. 그 약이 바이러스 증식을 막고 감염되지 않도록 도와줍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약들은 너무 강해서 건강한 사람도 복용하기 어려운 약이었다. 구토와 두통 증세와 함께 손톱과 머리카락이 약해지고 빠지며 체중이 줄어드는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의사인 나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가장 걱정된 부분은, 임신 초기는 아이의 뇌와 심장과 중요한 장기들이 형성되기 시작하기 때문에 이 약이 우리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었다. 의사는 그 말만 하고 내게 약을 처방해주었지만 나는 약을 먹을 수 없었다. 이 약을 먹으면 아이에게 위험하고, 만약 먹지 않으면 나와 아이 모두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있었다. 약을 먹거나 먹지 않거나 두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그 순간 나는 큰 갈등에 빠졌다. 남편과 나는 한동안 울며 고통스러워했다.
그때 하나님께서는 우리 교회 권태강 목사님을 통해 우리 부부에게 힘을 주셨다. 나는 목사님께 연락드렸다. 사고가 발생한 지 72시간이 지난 상태였고, 약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은 그날 오후 1시까지였다. 권 목사님은 우리 부부에게 마가복음 16장 17절과 18절을 말씀해주셨다.
“믿는 자들에게는 이런 표적이 따르리니, 곧 그들이 내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 새 방언을 말하며 뱀을 집어올리며 무슨 독을 마실지라도 해를 받지 아니하며, 병든 사람에게 손을 얹은즉 나으리라 하시더라.”
목사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자매님, 이 말씀은 자매님을 위한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 자매님을 위해 이 말씀을 주셨습니다. 만약 자매님이 이 말씀에 믿음이 있다면 약을 드시지 마세요. 하지만 의심이 있다면 약을 드세요. 믿음대로 행하세요.”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큰 평안을 얻었다. 우리는 약을 먹지 않기로 했다.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하나님을 의지했다. 그 후로 계속해서 감염 전문의와 정기적으로 상담했다. 의사는 내가 약을 먹지 않았다는 사실에 화를 내며 나를 꾸짖었다. 그러나 그 후 모든 검사 결과는 항상 음성이었다. 내 딸은 지금 다섯 살이 되어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말씀대로 하나님은 나와 아이를 보호해주셨다.
내가 구원받았다는 사실 안에 얼마나 큰 하나님의 능력이 숨겨져 있는지 알지 못했다. 구원은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하는 첫 번째 단계였고, 하나님은 우리 삶에 우리를 위해 더 많은 것을 준비하고 계셨다. 죄 사함을 받은 후 가장 중요한 사실은 우리가 교회 안에 있다는 사실과 우리에게 하나님의 종이 있다는 사실이다. 나에게 복음을 전해준 교회와 목사님이 없었다면 내 인생이, 내 딸의 삶이 어떻게 되었을지 모른다. 우리를 구원하시고 모든 것을 갖춘 교회 안에 우리 가족을 두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