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 간증
나는 킥보드를 좋아해서 묘기용 킥보드를 타러 한 달에 한 번씩 서울에 다녀온다. 10월 5일에도 서울에 킥보드를 타러 갔다가 공중에서 뒤로 도는 ‘백플립’이라는 기술을 하면서 공중에서 확 돌았는데, 돌고 보니 하늘이 보였고 몸이 그대로 땅에 떨어졌다. 일어나려고 하는데 목이 너무 아파서 일어설 수 없었다.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에 바로 하나님께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평소에는 하나님을 찾지 않았는데 다치니까 하나님을 찾게 되었다. 그런 내 모습이 꼭 탕자 같았다.
다행히 주변에 있던 분이 바로 119에 신고해주어서 구급차를 타고 서울아산병원 소아병동 응급실로 갔다. 응급실에 누워 있는데 왼손과 왼발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의사 선생님께 “제가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보았는데 의사 선생님은 잘 모르겠다고 하셨다. 너무 걱정이 되어 나는 기도만 했다.
검사 결과 4번, 5번 목뼈를 다쳤다고 했다. 다음 날 수술하기 전에 의사 선생님이 “이 수술은 예전처럼 좋아지는 수술이 아니라 지금보다 더 안 좋아지는 것을 막는 수술입니다”라고 하셨다. 그 말을 들으니 무섭고 두려웠다. 그때 최요한 선교사님이 아프리카에서 전갈에 쏘여 죽어가고 있었을 때 하나님을 앙망해 새 힘을 얻었던 간증이 생각났다. 나도 하나님을 앙망하고 싶었다. 그런데 앙망하는 법을 몰라서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는 “하나님, 도와주세요!” 하고 마음으로 하나님을 부르는 거라고 하며, 하나님은 우리를 돕기 원하시는 분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오늘 주일예배 시간에 온 교회가 나를 위해 기도하고 계신다고 하셨다. 그때부터 하나님이 나를 도와주실 것을 믿고 하나님께 힘을 달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수술을 받았다. 의사 선생님이 수술이 잘 되었다고 해서 정말 감사했다.
수술하고 난 후, 우리 교회 장영철 목사님께서 영상통화로 기도해주셨다. 예수님이 우리 죄를 다 씻으신 사실을 믿고 구원받아 의인이 된 것처럼 내가 온전해진 것을 믿으면 온전해진다고 하셨다. 목사님의 기도가 힘이 되었다. 수술 후 계속 침대에 누워만 있었는데 하루는 의사 선생님이 나에게 “일어나 보자.” 하셨다. 누운 상태에서 몸을 세우려고 하니 몸이 흔들리고 아팠다. 의사 선생님에게 “아파서 안 되겠어요.”라고 하자 “아픈 건 정상이야. 아픈 걸 못 느끼는 게 비정상이야. 문제 안 돼.”라고 하셨다. 하나님을 앙망하며 “하나님! 하나님!” 하고 외치면서 일어섰는데 일어서게 되어 너무 감사하고 신기했다.
10월에 전주에서 박옥수 목사님이 성경세미나를 하실 때 목사님께서도 전화로 기도해주셨다. 내가 어떻게 살아왔든지 하나님께서 온전하게 하시고 곧 건강하게 해주셔서 복음을 위해 귀하게 일할 수 있는 일꾼으로 만들어 주시라고 기도하셨다. 정말 감사했다. 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내가 온전하게 되겠다는 마음도 생겼다.
치료 과정에서 감사한 일이 많았다. 소변 줄을 빼고 나면 5시간 안에 소변이 나와야 하는데 소변이 나오지 않았다. 소변이 꽉 차서 마려운데도 소변이 나오지 않으니 너무 힘들고 괴로웠다. 의지할 것이 아무것도 없어서 <만왕의 왕 내 주께서> 찬송을 불렀다. 음만 알고 가사를 몰라서 그냥 웅얼웅얼 불렀고, 부모님이 옆에서 같이 찬송을 불러주셨다. 소변을 보려고 몇 번 시도하다가 ‘이번에는 진짜 하나님이 나오게 해주시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다시 시도했다. 정말 시원하게 소변이 나왔다. 그 순간 내가 구원받은 부모님 밑에서 태어나서 감사했고, 하나님을 의지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처음에 사고가 나고 수술할 때까지 물을 한 모금도 마시지 못했다. 수술하고 나서 물이 너무 마시고 싶어서 한 모금 마셨는데 목이 너무 아파서 많이 마시지도 못했다. 그리고 코가 계속 막혀서 숨을 쉬는 것도 힘들었다. 전에는 몰랐던, 숨을 쉬는 것이나 물을 마시는 것처럼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너무 감사한 일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옆으로 누우면 갈비뼈가 아팠는데 하나님께 기도하니 하나님이 낫게 해주셨고, 그 밖에도 뭐든지 기도할 때마다 하나님께서 들어주시는 것이 신기하고 감사했다.
수술하고 2주가 지나 재활 운동을 할 때에는 하나님을 앙망하는 것을 잊고 ‘나는 할 수 있다’ 하면서 혼자 열심히 운동했다. 그때 엄마가 삼손 이야기를 해주셨다. 삼손이 들릴라의 유혹에 빠져서 힘을 다 빼앗겼지만, 하나님을 의지하자 전보다 더 많은 적을 물리쳤다고 하셨다. 하나님을 의지해 운동하면 하나님이 더 큰 힘을 주실 거라고 하셨다. 나도 삼손처럼 하나님을 의지하고 마음속으로 하나님을 부르며 운동했다. 운동을 다 하고 일어서는데 확실히 힘이 달라졌다. 정말 신기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퇴원하고 전주에 있는 재활병원에 입원했다. 병실이 시끄럽고 분위기도 안 좋아 보여 불평스러웠다. 어느 날 척수장애인협회에서 휠체어를 탄 분들이 나를 도와주려고 오셨다. 그 가운데 한 분은 30년 전에 6번 목뼈를 다쳤는데, 3일 후에 수술하고 6개월간 움직이지도 못했고 결국 하반신을 못 쓰고 손가락도 못 쓰게 됐다고 하셨다. 나는 4번과 5번 목뼈를 다쳤다고 하자, 목뼈는 위쪽 뼈를 다칠수록 더 위험하다고 하면서 걸어다니는 나를 보고 신기해하셨다. 다시 한 번 나를 도우신 하나님께 감사하면서 불평하던 마음도 사라졌다.
12월 20일, 한 달간 재활 치료 후 드디어 퇴원했다. 집에 오자 마자 크리스마스 행사에서 내 이야기로 꽁트도 하고 댄스도 했다. 모든 일상 생활이 가능하고, 지금은 원래 힘의 70퍼센트 정도가 돌아왔다. 요즘은 하나님을 의지해 매일 근력 운동도 하고 공부도 한다.
서울아산병원에 있을 때 박옥수 목사님의 간증집 <겨자씨 한 알>을 읽었다. 목사님 딸이 중학생 시절에 학교서 머리를 다쳤을 때, 박 목사님이 ‘왜 하필 45명 학생 중에 내 딸이 다쳤을까?’ 생각하시다가 ‘이것은 내 딸을 하나님과 더 가깝게 하시려고 주신 일이야’라고 하신 내용이 있었다. 간증을 읽으면서 나도 ‘내가 안 다칠 수도 있었는데 왜 다쳤을까?’ 생각해 보았다. 나는 킥보드 타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하루종일 킥보드 타는 것만 생각하면 행복했다. 그런데 이런 일을 겪게 해 ‘하나님이 나에게 하나님을 앙망하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시간을 주셔서 하나님과 가깝게 하시려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는 어렵고 힘든 일이 생기면 내가 스스로 해결하려고 했는데 이제는 하나님께 기도한다. 나에게 이런 시간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